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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인망에 파괴돼 가는 생명의 오아시스, 엠퍼러 해산

글: 자넷 마이어 (그린피스 글로벌 해양 디지털 캠페이너)
북태평양의 깊은 바닷속에는 800여 개의 해산이 긴 사슬을 이룬 지형이 있습니다. 엠퍼러 해산군으로 불리는 이곳은 생명의 오아시스와 같은 곳입니다. 다양한 종류의 냉수성 산호와 해면류, 갑각류, 불가사리가 이곳을 보금자리 삼아 살아갑니다.

다른 해산과 마찬가지로, 엠퍼러 해산군도 대왕고래, 향유고래, 혹등고래 같은 대형 해양 동물의 이동과 생애 주기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또한 세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야생 조류로 알려진 레이산알바트로스 ‘위즈덤’을 포함한 많은 새들이 이곳에서 먹이를 찾죠.

엠퍼러 해산군에서 해양 생물이 번성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주변의 해저에 비해 100m 이상 높이 솟아 있는 해산은 해류가 공급해주는 먹이로 넘쳐납니다. 이 먹이를 찾아 작은 물고기가 모여들고, 이들 물고기는 다시 참치와 상어 같은 포식자를 끌어들입니다. 단단하고 부드러운 표면이 뒤섞인 해산의 지형, 튀어나온 바위와 함몰부도 다양한 해양 생물이 번성할 수 있는 서식지가 됩니다.

미국은 자국 영해에 위치한 엠퍼러 해산군의 남단부, 파파하나우모쿠아케아 해역을 해양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습니다. 파파하나우모쿠아케아를 포함한 너른 바다는 하와이 원주민 문화에 있어서 깊은 우주론적, 전통적인 의미를 지닙니다. 이 바다는 조상 대대로 내려온 삶의 환경이자, 사람과 자연 사이의 연대감을 구현하는 공간입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공해상에 위치한 엠퍼러 해산군의 다른 부분들은 파괴적인 조업에 노출돼 있습니다. 이 해역에서 이뤄지는 어업 활동 중에 저인망 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1%에 불과하지만, 그것은 취약하고 느리게 성장하는 심해 생태계를 이미 황폐화시켰습니다.

지역수산관리기구(RFMO)는 이해관계를 지닌 국가들이 모여 특정 해역에서 일어나는 어업 활동을 관리하는 국제 기구입니다. 엠퍼러 해산군 주변의 어업을 관리하는 RFMO는 북태평양어업위원회(NPFC)죠. 그런데 2015년 설립된 이래로, NPFC는 엠퍼러 해산군을 보호하는 적절한 조치를 내놓지 못했습니다. 2024년 4월의 최근 회의에서도 NPFC 회원국들은 해양생물 보호를 위해 저인망 어업을 중단하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결국 합의에 실패했습니다.

과학적 견해는 분명합니다. 엠퍼러 해산군은 시급한 보호조치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RFMO가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못하면서, 매 조업 시즌마다 해산 파괴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까닭에 우리는 역사적인 글로벌 해양 조약을 반드시 발효시켜야 합니다. 이 조약은 각국 정부가 공해의 소중한 해양생태계를 지키는 보호구역을 만드는 수단이 될 겁니다.

하지만 조약 발효를 위해서는 60개국 이상의 비준과 자국 내 법제화 절차가 필요합니다. 세계가 2030년까지 바다의 최소 30%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일에 진심이라면, 각국의 신속한 비준이 필수적입니다. 현 시점에서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세계가 저인망 어업 중단 조치를 취하는 것입니다. 엠퍼러 해산군과 같은 취약한 해양 생태계 보존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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