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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 우크라이나 '용기의 증거'

글: 나탈리아 고자크 그린피스 우크라이나 디렉터

키이우의 평범한 평일로 기억합니다. 당시 12살 소녀였던 저는, 아스날나 역에서 내리다가 수많은 사람들 한가운데 세워진 거대한 수도꼭지를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우리가 부엌이나 화장실에서 매일 보는 수도꼭지와 똑같이 생겼지만, 훨씬 더 컸죠. 수도꼭지 주위에서 포스터와 배너를 든 사람들은 키이우 당국에 더 나은 수도 처리 기술을 도입할 것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었습니다. 그린피스의 활동을 실제로 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습니다. 그 강력하고 놀라운 장면은 항상 제 기억에 남아있었습니다.

1994년 키이우 중심부에서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시 당국에 수도 처리 개선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1994년 키이우 중심부에서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시 당국에 수도 처리 개선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 Olexi Pasyuk

30년이 흘러, 저는 그린피스 우크라이나 사무소의 새로운 책임자가 되었습니다. 당시 키이우의 지하철역 근처를 지나가던 10대였던 저는 오늘의 모습을 상상조차 할 수 없었죠. 하지만 자연을 지키고, 가장 어려운 시기에 조국을 돕고 싶다는 열망이 저를 오늘 여기까지 오게 했습니다.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환경단체와 함께,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나라에서 공식적으로 활동을 시작할 수 있는 용기와 기회를 갖게 되어 매우 자랑스럽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잊혀졌지만, 우크라이나의 환경 운동가들은 항상 이 나라와 더 넓은 세상을 지키기 위해 중요한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최전선에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1986년 초르노빌 원전 사고가 발생했을 때, 우크라이나의 환경 운동가들은 용기를 내어 대규모의 반핵 운동을 조직했습니다. 원자력 시설 가동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는 소련에서도 대규모의 시위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시민들은 자신의 입장을 표현할 수 있으며, 변화를 만들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그후 환경 운동가들은 치히린 원자력 발전소의 건설을 중단시켰고, 흐멜니츠키 원자력 발전소의 추가 원전은 물론 심지어 거의 완공된 크림 반도의 원전 건설도 중단시켰습니다.

초르노빌 인근 프리피야트 유치원에 버려진 아기 신발 © Vaclav Vasku / Greenpeace
초르노빌 인근 프리피야트 유치원에 버려진 아기 신발 © Vaclav Vasku / Greenpeace

당시 환경 운동은 우크라이나의 사람들에게 항의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용기와 영감을 주었습니다. 한발 한발, 우크라이나의 시민 운동은 더 강해졌고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며 그 의미와 형태를 갖춰갔습니다. 결국 두려움을 이겨낸 승리와 자유롭게 발언하고 행동할 수 있는 나라에서 살고자 하는 열망이 소련의 몰락과 우크라이나 독립의 시작을 가져왔습니다.

 

그린피스 우크라이나 사무소 직원들이 키이우 중심부의 트루카니프 섬으로 가는 다리에서 '우크라이나를 위한 녹색 재건'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있습니다.  © Uliana Basova / Greenpeace
그린피스 우크라이나 사무소 직원들이 키이우 중심부의 트루카니프 섬으로 가는 다리에서 '우크라이나를 위한 녹색 재건'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있습니다.  © Uliana Basova / Greenpeace

오늘, 러시아의 침공 한가운데서 그린피스 우크라이나 사무소가 문을 열면서 환경 운동가들은 다시 한 번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매일 우크라이나 도시를 공격하는 포격과 계속되는 단전-단수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팀은 전 세계 동료들과 함께 자유와 민주주의, 환경 보호의 가치를 수호하는 우리의 용기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저는 우크라이나의 환경 운동이 이 위기의 순간에 다시 탄력을 받아 변화를 일으키고, 러시아의 식민지 영향력에서 벗어나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하며 민주적이고 회복력 있는 우크라이나를 건설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1971년, 그린피스의 용감한 사람들은 전 세계의 악을 막고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하나로 뭉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그린피스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수많은 동료들과 그들의 역사, 강력한 캠페인, 전 세계의 수 많은 용감한 환경 운동가들로부터 영감을 받아 우크라이나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새로운 역사와 미래 세대에 남겨줄 소중한 유산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나탈리아 고자크는 그린피스 우크라이나 사무소의 디렉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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