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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시대, 하이브리드차가 친환경 대안이 아닌 이유

기후 대응 우회하는 현대차를 향한 그린피스의 요구

글: 홍혜란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
올 여름, 우리는 기후재앙을 실감했습니다. 어느 때보다 기후변화에 책임을 가진 기업들의 변화가 절실합니다. 그린피스는 자동차 기업이 2030년까지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할 것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현대차는 하이브리드차에 집중하며 시간을 끄는 중입니다. 해가 바뀔수록 가장 더운 지구에서 사는 우리에겐 현대차의 망설임을 기다려 줄 여유가 없습니다. 기후변화 대응에는 벼락치기가 통하지 않습니다.

올 여름, 우리가 경험한 기후재앙

올 여름, 세계는 기후재앙을 실감했습니다. 전북 군산에는 1년 치 강수량의 10%가 1시간 만에 쏟아졌는데 200년에 한 번 있을 ‘물 폭탄’이었습니다. 경기도 여주에서는 수은주가 40도를 돌파했구요. 미국 라스베이거스는 역대 최고 기온인 49도를 기록하며 도로에서 달걀 프라이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뜨겁게 달궈졌습니다. 예측하기 어려운 이상기후와 급증하는 피해는 기후변화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북유럽 4개국과 맞먹는 현대차의 탄소배출량

기후변화 대응의 관건은 각 산업에서 배출하는 탄소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입니다. 세계 온실가스 배출 현황을 보면 수송부문이 에너지부문에 이어 두 번째로 큰데요. 수송부문 배출량의 심각성에 따라 자동차 기업의 책임이 강조되면서 세계 주요 자동차 기업들은 앞다퉈 탄소중립 목표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 대표 기업인 현대자동차는 2045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겠다고 약속했는데요. 그 당찬 포부와 자신감은 어디로 간걸까요. 현대차의 2023년 이산화탄소(CO₂) 총배출량은 전년 대비 6%나 증가했습니다. 2022년에도 총배출량이 늘었는데 이번엔 상승폭이 더 큽니다. 현대차가 한 해 동안 배출한 1억 4천4백만 톤의 CO₂는 북유럽 4개국인 노르웨이, 핀란드, 스웨덴, 덴마크의 한 해 배출량을 모두 합친 것과 맞먹을 정도입니다.

현대차의 2023년 탄소배출량은 북유럽 4개국(노르웨이, 핀란드, 스웨덴, 덴마크)의 한 해 배출량과 맞먹는다
현대차의 2023년 탄소배출량은 북유럽 4개국(노르웨이, 핀란드, 스웨덴, 덴마크)의 한 해 배출량과 맞먹는다

현대자동차는 전기차에서 하이브리드차로 우회중

CO₂ 배출량을 줄이는 데 전력을 다해야 할 지금, 현대차는 전기차로 직진하지 않고 하이브리드차로 우회하는 중입니다. 2023년 현대차의 하이브리드차 글로벌 판매량은 2022년 대비 47.8% 증가했는데요. 같은 기간 전기차 판매량은 27.8% 느는 데 그쳤습니다.

현대차는 모든 차종에서 하이브리드차를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예정입니다. 지난 2021년, 제네시스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생산하지 않고 2025년부터 전기차와 수소차만 출시한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그리고 2030년까지 100% 전동화를 달성하겠다고 발표했지만 3년만에 목표를 철회했습니다. ‘전기차 전용 공장'이란 이름으로 주목 받아왔던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는 하이브리드차도 생산한다고 합니다. 8월 28일에 있었던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는 새로운 하이브리드차 판매목표(2028년 133만대)를 발표했는데, 지난해 글로벌 판매계획 보다 40%나 높습니다. 반면에 전기차 판매목표는 2027년 84만대입니다. 지난해 발표했던 2026년 94만대보다 오히려 줄어들었습니다.

문제는 하이브리드차는 기후위기 시대에 적합한 차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전기차는 주행 중에 CO₂를 배출하지 않지만 하이브리드차는 1대 당 평균 26.3t CO₂-eq를 배출합니다. 경유⋅휘발유차(30.9t CO₂-eq)와 비교할 때 16% 차이입니다. 기업들은 하이브리드차를 친환경적이라고 홍보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하이브리드차의 배출량을 상쇄시키려면 연간 CO₂ 흡수량이 가장 많은 30년생 상수리나무 1천9백 그루가 필요합니다. 이런 이유로 하이브리드차는 자동차 시장에서도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시장인 유럽에서는 2035년부터 하이브리드차를 포함한 내연기관차의 판매가 금지됩니다.

그린피스 활동가들은 현대차 본사 앞에서 기후변화의 책임을 묻고 탄소배출량 감축을 요구하는 타이어 퍼포먼스를 펼쳤다
그린피스 활동가들은 현대차 본사 앞에서 기후변화의 책임을 묻고 탄소배출량 감축을 요구하는 타이어 퍼포먼스를 펼쳤다

벼락치기가 통하지 않는 기후변화 대응

국제에너지기구는 파리협정에서 제시한 지구 평균기온 1.5℃ 상승 억제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2035년까지 내연기관차 판매가 모두 중단되어야 한다며 경고했습니다. 그린피스는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이보다 빠른 2030년까지 자동차 회사들이 하이브리드차를 포함한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린피스는 지난해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서 시민들과 함께 타이어 퍼포먼스를 펼쳤습니다. “탄소 질주, 이제 멈춰!”를 외치며 현대차에 더욱 강력한 기후 리더십을 요구했습니다. 올해, 친환경 올림픽을 표방하며 개최된 파리올림픽에서는 주요 후원사이자 하이브리드차의 대표 주자인 도요타의 높은 탄소배출량과 기후위기를 심화시키는 행보를 비판하는 캠페인을 전개했습니다.

하이브리드차는 우리를 탄소중립 사회라는 목적지로 빠르게 데려다 줄 수 있는 차가 아닙니다. 해가 바뀔수록 가장 더운 지구에서 사는 우리에겐 자동차 기업의 망설임을 기다려 줄 여유가 없습니다. 현대차가 진정으로 기후변화에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면 하이브리드차로 우회하지 말고 하루 빨리 전기차로 직진해야 합니다.
기후변화 대응에 벼락치기는 통하지 않습니다. 탄소중립을 위해 당장 서두르지 않으면 나중에는 아무리 애써도 돌이킬 수 없게 됩니다. ‘2045년 탄소중립’을 약속한 현대차, 이제는 탄소배출량 감소로 기후변화 대응의 진정성을 보여주길 바랍니다.

그린피스 활동가들은 자동차 기업들이 2030년까지 경유⋅휘발유차, 하이브리드차 등 내연기관차의 판매를 중단하고 기후위기 대응을 가속화할 것을 촉구했다
그린피스 활동가들은 자동차 기업들이 2030년까지 경유⋅휘발유차, 하이브리드차 등 내연기관차의 판매를 중단하고 기후위기 대응을 가속화할 것을 촉구했다

그린피스는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교통, 탈탄소 교통 확대를 위해 ‘친환경 자동차’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기업이 기후위기를 심화시키는 내연기관차와 작별하고, 지속가능한 교통수단에 대한 시민의 권리를 보장할 수 있도록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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