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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난 폭염일수, 기후위기의 경고

글: 이선주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
2024년 여름, 한국은 기록적인 폭염에 직면했습니다. 잠시만 밖에 있어도 땀이 흐르는 이 폭염은 단순한 더위가 아니라, 기후위기의 명백한 경고입니다.
우리는 현재 어떤 상황에 처해 있으며, 어떤 대응이 필요할까요? 그린피스의 리서치를 통해 폭염의 심각성과 필요한 대응을 살펴보겠습니다.

2024년 여름,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해 마치 습식 사우나에 들어가 있는 듯한 더위가 계속됐습니다. 특히 8월부터 무더위가 더욱 심해지면서 여러 도시에서 최장 기간 열대야가 이어졌고, 장기화된 무더위로 온열질환자도 급증했습니다. 여름은 덥고, 겨울은 추운 것이 당연했던 일상이 이제는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심각한 기후재난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2018년 8월, 한 관광객이 광화문 앞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18년은 한국에서 가장 더운 여름으로 기록되었으며, 2024년이 더 더울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2018년 8월, 한 관광객이 광화문 앞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18년은 한국에서 가장 더운 여름으로 기록되었으며, 2024년이 더 더울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뉴스에서 매일 같이 나오는 폭염주의보와 경보.. 얼마나 더워야 이런 특보가 발령되는 걸까요?
기상청은 관측기온 33도를 폭염일수 기준으로 삼고 있지만, 폭염 특보를 발령할 때는 체감온도를 기준으로 합니다. 체감온도가 33도와 35도 이상이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폭염주의보와 경보가 발령되는 것이죠. 여기서 체감온도는 기온 뿐 아니라 습도까지 포함해 계산한 지표입니다.

그린피스는 우리가 느끼는 더위가 얼마나 심각해졌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폭염 경보 발령 기준인 체감온도 35도가 넘는 날들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폭염의 빈도, 지속도 그리고 강도가 모두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체감온도 35도 이상 폭염 조사방법

해당 조사를 진행한 그린피스 동아시아 리서치 유닛은 주요 25개 도시를 대상으로 1974년부터 2023년까지 50년 동안 여름철 폭염 발생일수, 지속도 그리고 강도의 변화를 분석했습니다.

  1. 조사 범위
    • 분석 기간: 1974년 ~ 2023년, 매년 5월 ~ 9월
    • 분석 지역: 25개 도시
      • 강원(강릉,원주), 경기(수원,이천), 경남(거제,진주) 경북(구미,포항) 전남(목포, 여수), 전북 (군산, 전주), 제주(서귀포,제주), 충남(서산,천안), 충북(제천,청주), 광주, 대구, 대전, 부산, 서울, 울산, 인천
    • 선정 기준:
      • 광역시(특별시 포함)는 대표 지점 데이터를 사용
      • 도(특별자치도 포함)는 인구수를 기준으로 2개 도시 선정 및 각 도시의 대표 지점 데이터를 사용
      • 데이터 부족으로 인한 제외 도시: 세종특별자치시 등
  2. 조사 방법
    •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50년 간(1974~2023)의 체감온도와 기온 자료 활용해 폭염의 빈도와 강도를 분석

폭염의 빈도, 지속도, 강도 증가

1974년부터 2023년까지 지난 50년간 25개 도시 평균 폭염일수는 계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최근 10년 간 도시별 평균 폭염일수는 51.08일로, 20년 전(2004~2013)의 20.96일 보다 2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10년 간 체감온도 35℃ 이상 총 폭염 발생일수(25개 도시 평균, 5~9월) 그래프
10년 간 체감온도 35℃ 이상 총 폭염 발생일수(25개 도시 평균, 5~9월) 그래프
[25개 도시의 평균 극한 폭염 발생일수 (5~9월)]
기간 총 폭염 발생일수 연평균 폭염 발생일수
1974~1983 7.64 0.76
1984~1993 4.88 0.49
1994~2003 16.16 1.62
2004~2013 20.96 2.1
2014~2023 51.08 5.11

폭염 발생일수만 늘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폭염이 한 번 발생하면, 그 지속기간도 길어졌습니다. 최근 10년 동안 폭염이 한 번 발생하면 2.42일 지속됐는데, 이렇게 평균 폭염 지속기간이 2일 이상 되는 것은 최근 10년이 유일했습니다.

게다가 이틀 이상 폭염이 지속되는 날 수도 늘었습니다. 최근 10년 동안 이틀 이상 연속으로 발생한 폭염일수는 40.56일로, 이는 20년 전(2004~2013)년의 10.4일 대비 3배 이상 증가해 폭염의 지속도가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25개 도시의 체감온도 35℃ 이상 발생 시 지속기간 (5~9월)]
기간 평균 폭염 지속기간 연평균 2일 이상 연속 폭염 발생일수
1974~1983 1.99 5.44
1984~1993 1.54 2.64
1994~2003 1.80 10.4
2004~2013 1.93 14.68
2014~2023 2.42 40.56

그렇다면 강도는 어떻게 변했을까요? 관측기온 33도 이상을 기록한 날들을 별도로 분석한 결과, 평균 최고기온이 상승하면서 폭염의 강도도 높아지고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폭염일수 책정 기준인 33도가 넘는 날들의 평균 최고기온을 산출한결과, 최근 10년 간 평균 최고기온이 34.51도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20년전(2004~2013) 평균 최고기온보다 0.3도 상승한 값이며, 관측기온 33도보다 1.5도 이상 높은 극한 폭염 온도입니다.

[25개 도시의 관측기온 33℃ 이상을 기록한 평균 최고기온]
기간 평균 최고기온 관측기온 33℃와 차이값
1974~1983 34.10 1.10
1984~1993 34.15 1.15
1994~2003 34.33 1.33
2004~2013 34.19 1.19
2014~2023 34.51 1.51

그렇다면 우리 지역은 얼만큼 더워졌을까요?

위 분석에서는 25개 도시의 평균 값을 분석하였고, 최근 10년 간 빈도, 지속도, 강도 모두 증가했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그렇다면 각 도시별로 살펴보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요?
25개 도시를 개별적으로 조사한 결과, 최근 10년 간 체감온도 35도 이상의 폭염일수가 가장 많았던 도시는 구미(106일)였으며, 그 뒤를 이어 광주(105일)와 대전(96일)이 많았습니다. 폭염의 대명사로 불리는 대구는 83일로 4위를 기록했습니다.

20년 전과 비교한 증가폭을 보면 구미는 23일에서 106일로, 광주는 35일에서 105일로 폭염일수가 크게 증가했습니다. 이 외에도 대부분 도시에서 최근 10년 간 폭염일수가 급증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결국, 우리 지역이 더 더워지고 있다는 것은 단순한 느낌이 아니라 입증된 사실입니다.

[25개 도시별 체감온도 35℃ 이상 발생일수 (5~9월)]
지역 1974~
1983
1984~
1993
1994~
2003
2004~
2013
2014~
2023
합계
강릉 13 3 15 10 46 87
거제 3 0 9 8 69 89
광주 11 4 12 35 105 167
구미 12 1 52 23 106 194
군산 2 4 10 28 57 101
대구 21 30 36 31 83 201
대전 6 3 11 20 96 136
목포 1 1 12 16 40 70
부산 3 1 10 3 16 33
서귀포 0 0 11 18 18 47
서산 11 2 10 16 53 92
서울 3 0 15 3 43 64
수원 0 1 8 22 71 102
여수 0 0 4 0 6 10
울산 36 16 15 40 46 153
원주 3 2 16 20 15 56
이천 2 4 22 20 52 100
인천 0 0 10 8 23 41
전주 13 5 27 32 81 158
제주 3 1 5 15 52 76
제천 0 7 2 4 19 32
진주 12 12 21 51 49 145
천안 5 3 24 23 8 63
청주 7 8 19 11 42 87
포항 24 14 28 67 81 214

습한 폭염의 위험성

최근 폭염은 기온 뿐 아니라 높은 습도 때문에 더 덥게 느껴집니다. 관측기온이 낮더라도 습도가 높은 날엔 사람이 느끼는 더위 수준은 실제 온도보다 더 높을 수 있습니다. 기상청에선 체감온도 33도 또는 35도가 넘는 날이 이틀 이상 지속될 때 폭염 특보를 발령합니다. 그 만큼 습도가 사람이 더위를 느끼는데 큰 영향을 미칩니다. 기후위기가 심화되면서 기온 뿐 아니라 습도도 높아져 폭염 취약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체감온도와 유사한 개념인 ‘습구온도’의 중요성이 새롭게 조명되고 있습니다.

습구온도(wet-bulb temperature) 역시 습도를 반영한 온도로, 습구온도 35도가 넘어가면 사람이 견딜 수 있는 한계에 도달한다고 과학적으로 통용되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한 대학 연구팀에서 18~34세의 건강한 젊은 남녀 2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 결과, 습구온도 35도 보다 훨씬 낮은 31도가 한계점이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게다가, 산업화 이전보다 기온이 2도 더 상승할 경우 동아시아를 포함한 일부 지역에서 습구온도가 사람이 견딜 수 없는 수준에 도달해 치명적인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연구도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 연구는 산업화 이전보다 2도 이하로 제한해야 폭염으로 인한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어, 지구 온난화 속도를 늦추기 위한 전세계 정부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2024년 여름 폭염의 경고

열대야와 폭염일수의 반갑지 않은 새로운 기록을 달성한 이번 여름, 얼마나 더웠을까요? 그린피스 동아시아 리서치 유닛은 2024년 여름의 체감온도를 분석했습니다. 5월 1일부터 8월 15일까지 25개 도시의 평균 체감온도는 28.5도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같은 기간에 대한 50년(1974~2023년) 평균과 비교했을 때 무려 1.3도 상승한 값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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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의 해결책은 탄소 감축

그린피스의 폭염 리서치 결과는 폭염이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음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그린피스의 주장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극심한 폭염은 탄소 배출에 의한 것이며, 전 세계 정부가 즉각적인 탄소 감축을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폭염으로 인한 불평등이 심화되고, 경제와 건강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한국의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환경부에서 작년에 발표한 ‘대한민국 기후변화 적응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의 기온은 1912년부터 2020년까지 109년 동안 약 1.6도 상승하여, 전세계 평균 상승폭인 1.09도보다 빠르게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누구보다 한국정부의 재생에너지 전환을 통한 신속한 온실가스 감축이 빠르게 요구되는 이유입니다.

2024년 7월, 전세계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그린피스 크로아티아 활동가들이 40도에 육박한 폭염 속에서 화석연료 사용 중단과 재생에너지 전환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2024년 7월, 전세계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그린피스 크로아티아 활동가들이 40도에 육박한 폭염 속에서 화석연료 사용 중단과 재생에너지 전환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폭염의 위험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이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을 강화해야 합니다. 사건 발생 후 대응만으로는 부족하며,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근본적인 대책을 시급히 실행해야 합니다. 이번 폭염은 기후위기는 더 이상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 우리가 직면한 현실적인 위협이자 기후재난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린피스는 한국 정부가 기후재난의 원인이 기후위기임을 인식하고, 강력한 탄소 감축 정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시민들과 목소리를 낼 것입니다.

폭염이 재난으로 변한 기후위기 시대에 안전하게 살아갈 권리를 그린피스와 함께 요구해주세요!

기후재난, 함께 막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