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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100 시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미래를 묻다

글: 양연호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
숲세권, 슬세권에 이어 ‘반세권’까지 등장했습니다. 용인과 이천 일대에 들어설 ‘반도체 클로스터’로 인한 파급효과를 기대하는 부동산 시장의 심리를 보여 주는 말인데요. 실제 용인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요?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합니다.

숲세권, 슬세권에 이어 ‘반세권’이라고 들어보셨나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활 여건이 편리하고 자산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곳에 거주하기를 원합니다. 교통 편의를 강조하기 위해 사용된 ‘역세권’이란 단어가 각 지역의 장점을 부각하기 위해 다양한 신조어로 변주되기도 하죠. 예를 들어, 숲이 가까워 맑은 공기 속에서 살 수 있다는 ‘숲세권’, 슬리퍼를 신고 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도서관이나 영화관 같은 생활 인프라가 있다는 ‘슬세권’이 있습니다. 최근 경기도에는 ‘반세권’이란 단어가 등장했습니다. 반도체 산단 조성이 이루어지면 인근 부동산의 경제적 가치가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것인데, 용인과 이천 일대에 들어설 ‘반도체 클러스터’로 인한 파급효과를 기대하는 부동산 시장의 심리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2023년 3월, 산업통상자원부는 용인 일대에 전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단을 건설하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정부와 지자체는 산업단지가 조성되면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게 될 거라 홍보합니다.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고 산업단지 인근의 부동산 가치가 오를 것이라는 기사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해당 지역 시민들은 이런 장밋빛 그림 뒤에 가려진 불편한 진실도 알고 있을까요? 기후위기를 가속시키는 메탄과 인체에 치명적인 대기오염 물질을 내뿜는 가스 발전소가 함께 건설될 예정이라는 것을 말이죠. 산자부는 지난 2023년 12월,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에 LNG 발전소 6기(3GW)를 건설할 계획을 수립했습니다. LNG 발전소는 액화천연가스라는 화석연료로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시설을 말합니다.

그린피스는 지난 6월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에 세워질 LNG 발전소와 관련하여 용인 시민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였습니다. 용인 시민들은 LNG 발전이 주민 건강과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는지, LNG 발소를 용인 국가산단에 새로 짓는 것에 대해 알고 있는지, 대안으로 재생에너지 발전소 건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여론조사를 지난 6월 진행했습니다. 설문조사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그럼 주요 결과를 하나씩 살펴볼까요?

LNG 발전소가 들어온다고?

LNG 발전소가 주민 건강(65.1%)과 환경(54.4%)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자들의 인식은 과반을 차지했습니다. 반대로 두 질문에 대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은 각각 14.4%, 25.1%에 그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수 주민은 LNG 발전소에 우려하고있다는 것을 알 수있습니다. 주민 수용성 측면에서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내 LNG 발전소 건설과 관련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합니다.

또한, 전체 응답자의 84.4%가 용인시 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 건설 계획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LNG 발전소 건설 계획에 대해 알고 있는 응답자는 30.0%에 불과했습니다. 이는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의 중요 이해관계자인 지역 주민들에게 LNG 발전소 건설 계획이 충분히 공유되지 않았음을 의미합니다.

기후위기 대응과 기업 경쟁력을 따져보면 재생에너지!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에 건설할 발전소를 재생에너지원으로 계획하는 것에 찬성한 사람은 전체의 73.4%에 달했습니다. 찬성 이유(1+2순위 복수 응답)로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60.2%)’가 가장 높았고, 뒤를 이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31.5%)’, ‘에너지를 수입하지 않고 국내 생산할 수 있어서(28.9%)’, ‘경기도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27.1)’ 순이었습니다.

한편, 응답자 세 명 중 두 명(69.5%)은 우리나라 기업의 RE100 달성이 산업 경쟁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RE100은 기업이 필요한 전력을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구매하거나 자가발전으로 조달하겠다는 글로벌 캠페인입니다.

그린피스가 바라는 3가지

LNG 발전은 메탄 배출로 기후 위기를 가속시키고 국가와 기업의 경제성을 위협하며 사람들의 건강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칩니다. LNG는 우리 미래를 태울 뿐입니다.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용인 시민들이 기후, 경제, 건강 측면에서 LNG가 아닌 재생에너지를 원하고 있음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무리 거창한 명분이라도 시민들의 동의와 지지 없이는 성공적으로 추진되기 어렵습니다. 주민들의 우려를 무시하고 강행한다면 더 큰 사회적 갈등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주민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계획의 재검토와 대안 모색이 필요합니다.

그린피스는 이번 용인시민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산업부, 한국전력, 발전 자회사, 삼성전자 등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단 전력수급 T/F 구성원과 주요 정책 관계자인 국회의원, 용인시청, 경기도에 전달하였습니다.

  1.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탄소중립 국가산단으로 조성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 이해관계자는 다음과 같은 3가지 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해야 합니다.
  2. 재생에너지 기반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수립해야 합니다. 기존의 3GW 규모 LNG 발전소 6기 건설 계획을 취소하고, 정부 · 지자체 · 한전 · 발전사 · 입주 기업은 공동으로 재생에너지 기반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조성 로드맵을 구축하고, 이를 신속히 추진해야 합니다.
  3. 재생에너지 인프라를 확충하고 지원해야 합니다. 정부와 한전은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설비 인허가 절차를 대폭 개선하고, 인프라를 확충하며, 계통 운영계획을 재편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신속하게 관련된 법률을 개정하고 행정적 지원을 위해 힘써야 합니다.

지역사회와 협력을 강화하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합니다. 정부와 한전은 지자체 및 지역사회와 협력하여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주민 참여와 이익 공유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또한, 주민들이 정확한 판단과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에너지원별 건강 및 환경 영향 등 관련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합니다.

그린피스는 앞으로 용인 국가산단의 LNG 발전소 건설 계획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알리고 대안을 제시하면서, 재생에너지 중심의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요구하는 캠페인을 전개할 예정입니다. 정부와 기업, 지역사회가 협력하여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나가게 하도록 그린피스와 함께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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