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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지구의 경고, 그린피스는 왜 경제에 대해 말하게 되었을까요?

무한경쟁을 강요하는 세상, 지구도 우리도 병들어 간다

글: 신구마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
만약 당신이 다른 사람보다 빠르게 늙어간다면 어떨 것 같나요? 무섭고, 화가 나고, 당황스럽지 않을까요? 심지어 이 모든 것이 당신의 의지와 전혀 관계가 없었다면 억울한 마음까지 들지도 모릅니다. 영화 속 이야기냐고요? 아니요. 이 일은 바로 우리가 사는 지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재 진행형 실제 상황입니다.

그린피스는 지구와 사람 모두의 행복을 위한 여행을 시작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 경제가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다소 진지하지만 정말 중요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그 첫번째 이야기를 오버슈트데이에 소개합니다

지구의 색깔은 무엇일까요? 우주 과학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곧바로 ‘창백한 푸른 점’이라는 표현을 기억해내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약 46억살, 137억년의 우주 나이에 비해 비교적 젊은 행성인 지구는 우주에서 볼 때 파랗게 보인다고 합니다. 대부분 물로 되어 있는 행성인 지구의 색깔을 하나만 꼽는다면, 파란색이라 대답하는 것이 가장 적합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여기 정 반대의 색을 띈 지구의 사진이 존재합니다.

2023년 여름(6월, 7월, 8월)의 전 세계 기온 변화 지도. 사진은 1951년부터 1980년까지의 기준 평균과 비교하여 2023년의 지구가 얼마나 뜨거워졌는지를 보여줍니다. 출처 : 미 항공우주국(NASA) 홈페이지
2023년 여름(6월, 7월, 8월)의 전 세계 기온 변화 지도. 사진은 1951년부터 1980년까지의 기준 평균과 비교하여 2023년의 지구가 얼마나 뜨거워졌는지를 보여줍니다. 출처 : 미 항공우주국(NASA) 홈페이지

2023년, NASA에서는 1951년에서 1980년 지구 표면 평균 온도에서 2023년 여름의 지구 온도가 얼마나 높아졌는지 지도로 만들어 공개했습니다. 이상기후와 높은 여름 기온으로 우리나라도 몸살을 앓았던 것만큼, NASA가 공개한 사진에서의 지구는 푸른빛이 아닌 붉은색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작년,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구 온난화 시대(The era of global warming)는 끝났다. 끓는 지구의 시대(The era of global boiling)가 시작됐다”라고 언급했습니다. 앞서 보신 검붉은 지구의 사진처럼, 또 유엔 사무총장의 발언처럼 우리는 매년 더 뜨거워진 여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기후재난과 에너지 문제는 어느새 일상적인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창백한 푸른 점'은 이제 '끓어오르는 붉은 점'이 되어버렸습니다. 하루하루 뜨거워지는 지구를 보고 있으면 우리가 혹시 원래의 시간보다 빠르게 늙어가는 행성 위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닌지 불안해집니다. 왜 이렇게 되어버린 것일까요?

오버슈트데이, 오늘부터 인류는 빚지는 중

2024년 8월 1일은 오버슈트데이(Earth Overshoot Day)입니다. 그 해에 인류가 사용할 수 있는 지구의 연간 생태 자원 용량을 모두 써버린 날이지요. 오버슈트데이를 한글로 표현하면 ‘지구 생태 용량 초과의 날’로 번역할 수 있습니다. 오버슈트데이가 한 해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지구의 자원을 모두 소모한 날을 뜻하는 만큼, 이 날 이후의 인류는 한 해가 끝날 때까지 미래의 자원을 끌어다 써야 합니다. 1970년대 12월이었던 오버슈트데이는 해마다 점점 빨라지고 있습니다. 인류가 점점 더 빨리 지구 자원을 소진시키고 있다는 뜻이죠. 심지어 올해 한국의 오버슈트데이는 이미 4월 4일에 지나갔습니다. 전 세계 사람들이 한국처럼 자원을 소비한다면, 지구는 3.8개가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2024년 전세계 오버슈트데이 일자. 한국은 이미 2024년 4월 4일에 오버슈트데이가 지나갔습니다. 출처 : 글로벌생태발자국네트워크(GFN) 홈페이지
2024년 전세계 오버슈트데이 일자. 한국은 이미 2024년 4월 4일에 오버슈트데이가 지나갔습니다. 출처 : 글로벌생태발자국네트워크(GFN) 홈페이지

우리의 지구가 한계 없이 무한하다면, 많은 자원을 사용하는 것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지구는 유한하고 유일한 행성입니다. 자원은 언젠가 고갈되고, 지구의 자정작용을 넘어선 쓰레기는 쌓이게 될 것이며, 그 모든 과정에서 배출된 탄소는 지구의 온도를 높입니다. 한계를 넘어선 성장은 반드시 부작용을 유발합니다.

지구의 급속노화, 원인은 무한성장을 쫓는 경제 때문!

오늘날의 경제는 지속가능한 지구가 아닌 목적지 없는 무한성장을 주된 목표로 설정했습니다. 지구가 원래의 속도보다 빠르게 고갈되고 늙어버린 이유는 여기 있습니다. 필요하지 않은 것들을 기업이 만들어내고, 숲을 밀어버리고, 과도한 에너지를 사용하며, 화석연료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도 모두 끊임없이 성장해야 한다는 믿음 때문입니다. 어느새 부작용은 지구 곳곳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점점 높아지는 해수면으로, 폭염과 폭우 같은 기후재난으로, 생물다양성 훼손으로요.

이러한 세상은 자연을 위협하고 결국 인간의 삶을 위험하게 만들기 마련입니다. 특히 젊은 세대에게 더욱 심각하게요. 지금의 경제가 자연을 훼손하는 것만큼 청년 세대의 삶의 행복을 훼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구가 빠르게 늙어가는 만큼, 지금의 젊은 세대의 몫은 점점 줄어듭니다. 지금의 청년세대가 기후위기의 위험을 오롯이 짊어져야 할 확률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빠르게 성장해야 한다는 압박은 경쟁을 부추겨 청년들을 소진시킵니다. 청년들이 ‘부모보다 가난한 최초의 세대’라 불리는 현실 또한 인류와 자연을 위협하는 늙은 세상의 책임이 있습니다. 경제의 양적 팽창만이 행복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행복을 우리는 충만한 현재의 ‘질’을 만드는 것으로 경제의 방향을 바꾸어야 합니다.

‘성장’ 중심 경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경제의 방향을 바꾸기 위해 해야 하는 일은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행복이 늘 숫자로만 표현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일부 사람들이 집을 다섯 채 가지는 사회보다는 모두가 해마다 치솟는 물가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각자의 행복을 고민하는 것이 사치가 되지 않으며, 자연과 내가 지속가능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할 수 있는 사회가 보다 행복한 사회일 수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변화가 이루어집니다. 모든 변화는 우리의 일상에서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경제 성장이 중심이 된 세상은 청년의 삶을 팍팍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변화를 요구하는 순간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것은 충분히 가능할 것입니다. 우리는 또 하나의 지구를 만들어 낼 수는 없지만, 지속가능한 경제를 만들 수 있는 힘은 가지고 있으니까요.

이미 변화는 시작되었습니다. 경제 성장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들의 좋은 삶을 중심으로 예산을 배분하는 ‘웰빙예산제’가 뉴질랜드에서 시작되었고, UN에서는 경제의 양만을 측정하는 GDP 대신 다른 경제 지표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변화의 흐름은 이제 글로벌 트렌드이기도 합니다.

그린피스와 함께 경제의 방향을 바꾸는 여정을 떠나보아요.
그린피스와 함께 경제의 방향을 바꾸는 여정을 떠나보아요.

여러분들도 그린피스와 함께 일상을 바꾸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물건을 사기 전에 ‘가치소비’를 한 번 더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빠르게 바뀌고, 소비를 부추기는 수많은 트렌드에서 벗어나 이웃과 내가 좋아하는 옷을 바꿔서 입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조금 더 여유가 있다면 기후악당 기업의 문제를 지적하는 일을 해보고, 정부가 재생에너지에 좀 더 투자할 것을 함께 요구해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사람과 자연을 위한 경제를 고민하는 일로부터 우리의 미래가 만들어질 테니까요.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2024년부터 지구와 인간이 행복한 경제를 찾아나서는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경제 블로그 시리즈 1편을 시작으로, 더 나은 경제와 세상에 대해 이야기를 여러분께 전할 예정입니다. 물론, 그린피스 혼자서 모든 변화를 이룰 수는 없습니다. 변화를 함께 만들어 나가고 싶은 여러분의 참여가 필요합니다. 앞으로의 기획과 그린피스가 말하는 지속가능한 경제가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눌러 더 많은 소식을 받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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