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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 기후재난 현장을 찾아가다

글: 이선주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
한반도를 강타한 폭우, 그린피스는 재난 현장을 찾아 피해 복구에 동참하고 주민들의 이야기를 기록했습니다. 기후위기가 초래한 결과를 직면하고, 우리 모두의 문제로 다가온 기후재난에 함께 대응해야 할 때입니다.

지난 7월 전북 익산에는 기상 관측 사상 가장 많은 비가 쏟아졌습니다. 이로 인해 웅포면을 비롯한 여러 마을을 가로지르는 하천이 범람하여, 순식간에 인근 지역이 물에 잠겼습니다. 긴박한 상황 속에서 전기마저 끊겨 칠흑 같은 어둠이 덮쳤고, 주민들은 물건 하나 제대로 챙기지 못한 채 급히 피난해야 했습니다. 전북 익산 외에도 충청 지역이 이번 폭우의 영향으로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2024년 7월, 그린피스 기후재난대응 캠페인 팀이 방문한 논산의 한 가정집은 수해 발생 3주가 지났음에도 복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이 집뿐만 아니라 다른 가정들과 농가들도 피해가 커서 복구 작업에 긴 시간이 걸리고 있다.
2024년 7월, 그린피스 기후재난대응 캠페인 팀이 방문한 논산의 한 가정집은 수해 발생 3주가 지났음에도 복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이 집뿐만 아니라 다른 가정들과 농가들도 피해가 커서 복구 작업에 긴 시간이 걸리고 있다.

그린피스, 수해 피해 지역을 찾아가다.

사람 키만큼 차올랐던 물은 빠졌지만, 아직 일상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수해가 발생한지 3주가 지났지만, 일상은 여전히 멀기만 합니다. 빠진 것은 물뿐만이 아닙니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도 수해 피해 현장에 대한 관심이 점차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재난 복구는 이제 시작인데도 말이죠. 그래서 그린피스 기후재난대응 캠페인 팀은 피해 실태를 확인하고 현장 복구에 참여하기 위해 수해 현장을 찾았습니다.

전북 익산시 웅포면 마을 곳곳에는 수해 흔적이 여전히 남아 있었습니다. 주민 한 분은 폭우로 인해 논밭에 토사가 쌓여 수로가 막혔고, 며칠째 복구를 못해 큰일이라며 발을 동동 굴렀습니다. 인력과 물품 지원 소식이 나오는 뉴스와 달리, 실제 현장은 복구를 시작조차 못한 곳도 많았습니다.

저희는 수로를 잇는 작업부터 바로 시작했습니다. 수일 째 수로가 막혀있어 농사에 큰 차질이 생길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수로 복구에 함께한 마을 주민은 무너진 마을에 대한 상실감과 걱정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망가진 논밭을 보면 멈추지 않았던 비가 떠올라 몸을 쉽게 움직이기 힘들지만 심리적 충격과 복구를 위한 노력을 홀로 이겨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2024년 7월, 그린피스 캠페인 팀이 폭우로 흘러내린 토사가 막힌 수로 복구를 돕고 있다.
2024년 7월, 그린피스 캠페인 팀이 폭우로 흘러내린 토사가 막힌 수로 복구를 돕고 있다.

기후재난 대응, 마을회관을 넘어 정부까지

캠페인 팀은 곧이어 논산 수해 현장으로 이동했습니다. 그곳에서 이번 폭우로 침수 피해를 겪은 고화분 님을 만났습니다. 혼자 사시는 고화분 님은 순식간에 집 안으로 물이 들이닥쳐 2층으로 급히 피신해야 했던 다급한 순간을 생생히 기억하고 계셨습니다. 특히 아끼던 한글 연습 노트를 챙기지 못했다며 이야기하실 때는 어느 때보다 아쉬워하셨습니다. 연습 노트는 물에 다 잠겨 손쓸 수 없게 되었습니다.

고화분 님은 온 집안이 물에 잠겨 짐을 모두 외부로 뺀 뒤 청소를 마치고, 집안이 마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도배를 해야 하는 번거로운 작업을 앞두고 계셨습니다. 혼자 힘으로 해내기엔 버거운 일입니다. 고화분 님은 청소와 복구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마을회관에서 다른 주민들과 지내며 힘든 시간을 함께 이겨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고화분 님을 포함한 마을 주민들은 기후위기로 인해 앞으로 비 피해가 더 심해질 텐데, 걱정이 앞선다고 합니다.

집과 마을의 복구로는 긴박했던 순간과 소중한 것을 잃은 재난의 상처를 회복하기엔 역부족입니다. 앞으로 또 비슷한 일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부터 앞섭니다. 매일 집 안으로 들어찬 강물 같은 비를 떠올린다는 화분 님은 여전히 재난의 충격 속에 있습니다.

2024년 7월, 그린피스 기후재난 전문가가 논산 벌곡면 마을에서 피해 주민의 안내를 받아 침수된 집안을 조사하고 있다.
2024년 7월, 그린피스 기후재난 전문가가 논산 벌곡면 마을에서 피해 주민의 안내를 받아 침수된 집안을 조사하고 있다.

고화분 님을 비롯한 마을 주민들의 걱정이 마을회관을 넘어 정부와 국회에 닿아야 합니다. 기후위기는 이미 재난의 모습으로 우리 삶에 들어왔습니다. 익산과 논산 주민은 '살면서 이런 폭우는 처음'이라고 입을 모아 말합니다. 기후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사상 최고 기록의 폭우가 쏟아져 집이 물에 잠기고, 한 번도 불이 나지 않았던 마을에 대형 산불이 발생합니다. 모두의 문제인 기후위기와 기후재난. 그린피스는 기후위기로 인한 이같은 기후재난을 시민과 함께 기록하고 알리려 합니다. 그리고 문제 해결을 통한 연구를 통해 정책 대안을 마련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기후재난의 피해가 피해로 그치지 않고, 정부가 근본적인 해결책을 실행하도록 캠페인을 진행할 것입니다.

전 세계 그린피스 사무소의 기후재난대응

기후재난이 더 많이, 더 큰 규모로 발생하며, 그린피스 역시 피해 현장에서의 역할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그린피스의 기후재난 대응은 이미 여러 나라, 다양한 지역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태풍 '개미'가 필리핀을 강타해 홍수와 산사태 피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설상가상 유조선 난파로 기름이 유출돼 복합재난으로 확대됐습니다. 그린피스 필리핀 사무소는 피해 지역을 방문해 기름 유출에 대한 과학적 조사와 기록에 더해 지역 사회와 함께 연구를 진행하여 재발 방지에 힘쓸 예정입니다.

브라질 사무소도 지난 5월, 홍수 피해 지역 복구에 함께했습니다. 이번 홍수는 영국 전체 면적과 비슷할 정도로 넓은 지역에 기록적인 피해를 끼쳤습니다. 피해 지역이 워낙 광범위해 지역 단체들이 충분한 지원 활동을 하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그린피스는 지역 단체들과 협력해 지역별 피해 현황을 정확히 분석하고 깨끗한 식수 공급을 위한 물품을 지원했습니다. 또한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해 현장 복구에 동참했습니다.

2024년 5월, 브라질 사무소 활동가들은 홍수 피해 현장에서 지역 단체들과 협력해 피해 현장 복구에 힘썼습니다.
2024년 5월, 브라질 사무소 활동가들은 홍수 피해 현장에서 지역 단체들과 협력해 피해 현장 복구에 힘썼습니다.

전 세계 기후를 연구하는 연구기관 WWA(World Weather Attribution)는 기후위기가 이번 브라질 폭우를 야기하는데 큰 영향을 끼쳤고, 강도 역시 두 배 이상 높였다고 밝혔습니다.

그린피스 브라질 사무소는 기후재난 피해 지역의 주민들과 연대하고, 지역 단체와 협력 체계를 구축해 긴급한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했습니다. 또한, 기후재난의 근본적인 원인은 기후위기이기 때문에, 전 세계가 탄소감축을 위한 해결책을 빠르게 이행해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기후재난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탄소감축!

기후재난은 우리 모두가 겪을 수 있는 문제입니다. 정부는 기후재난의 원인인 기후위기 해결에 집중하지 않고 재난 예측과 단기적인 복구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후위기가 심화됨에 따라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습니다. 살 곳과 가족을 앗아가는 기후재난은 현상 복구로만 해결되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가 기후재난 시대에 안전할 수 있도록, 탄소 배출을 감축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정부에 요구해야 합니다.

그린피스 기후재난대응 캠페인은 재난 현장의 긴급 구호에 그치지 않습니다. 과학적인 연구와 조사를 통해 기후재난의 원인을 찾아내고, 해결 방법을 제시할 것입니다. 또한, 기후재난 피해의 생생한 증언이 외면되지 않도록 시민들과 지역 사회 복구에 힘쓰고, 이들의 이야기를 기록하며 시민이 시민을 치유하는 회복을 도울 것입니다.

기후재난 피해 주민들의 이야기가 널리 퍼지고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지금 그린피스 기후재난대응 캠페인과 함께 해주세요!

기후재난, 함께 막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