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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가스라는 이름 뒤에 숨겨진 LNG의 다섯가지 문제점

글: 그린피스
액화천연가스(LNG)는 이름과 달리 채굴-정제-액화-수송-기화에 이르는 모든 발전 과정에서 메탄을 발생시킵니다.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LNG 발전의 다섯가지 문제점을 살펴보겠습니다.

LNG가 환경에 이로운 에너지라는 오해

천연가스(Natural Gas, NG)란 지하에 기체 상태로 매장된 무색무취의 가스를 말합니다. 보관상태와 운송 방법에 따라 LNG, PNG, CNG, LPG 등 다양한 이름을 지닙니다. 그중에서도 LNG(Liquefied Natural Gas)는 천연가스를 정제하여 얻은 메탄을 영하 162도에서 냉각한 액화천연가스를 말하는데요. 기체를 액화시킨 LNG는 부피가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운반과 저장이 쉬워지는데, 운반된 이후에는 다시 기체로 바꾸어 발전소 등에 공급하죠.

‘천연가스’라는 이름 때문에 LNG를 석탄이나 석유 등의 화석 연료를 대신할 깨끗한 에너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LNG 역시 온실 가스를 배출하는 화석연료이며, 특히 LNG의 주요 성분인 메테인(CH4,-메테인(영어: methane) 또는 메탄(독일어: Methan))은 공기 중으로 소량만 배출되어도 매우 강력한 온실가스로 작용합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LNG가 이산화탄소의 최대 87배에 달하는 메탄을 배출시키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천연가스라는 이름 때문에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LNG 발전의 문제점을 지금부터 살펴보겠습니다.

LNG 역시 온실 가스를 배출하는 화석연료이며, 특히 LNG의 주요 성분인 메탄은 공기 중으로 소량만 배출되어도 매우 강력한 온실가스로 작용합니다.
LNG 역시 온실 가스를 배출하는 화석연료이며, 특히 LNG의 주요 성분인 메탄은 공기 중으로 소량만 배출되어도 매우 강력한 온실가스로 작용합니다.

1. LNG는 지구 온난화를 초래합니다.

LNG의 주요성분인 메탄은 공기보다 가벼워 대기 중에 쉽게 확산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렇게 발생한 메탄의 대기 중 수명은 12년 정도로, 이산화탄소(약 200년)에 비하면 짧게 느껴질 수 있는데요. 하지만 문제는 메탄이 대기 중에 존재하는 동안 훨씬 더 많은 열에너지를 흡수한다는 데 있습니다. 실제로 메탄은 전체 지구 온난화의 약 30%에 기여했으며, 이는 지구 기온 0.5도를 상승시킨 원인 물질이 바로 메탄이라는 뜻입니다.

메탄은 대기 중에 존재하는 동안 훨씬 더 많은 열에너지를 흡수하며, 전체 지구 온난화의 약 30%에 기여했습니다.
메탄은 대기 중에 존재하는 동안 훨씬 더 많은 열에너지를 흡수합니다. 출처: IEA 2024; Global Methane Tracker 2024, https://www.iea.org/reports/global-methane-tracker-2024, CC BY 4.0

특히 LNG는 채굴-정제-액화-수송-기화에 이르는 모든 발전 과정에서 메탄을 발생시킵니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따르면 미국 내 석유 및 천연가스 발전 과정에서 누출되는 메탄양은 연간 총 메탄 생산량의 2.3% 수준입니다. 2.3%라는 수치만 보면 작게 느껴질 수 있는데요, 이는 미국 내 1000만 가정에 연료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입니다.

2. LNG는 국민 건강에 악영향을 끼칩니다.

한국의 경우, 가스 발전 비중을 줄이지 않고 한동안 계속해서 사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스발전소는 한적한 해안가에 자리하는 석탄발전소에 비해 주로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에 입지해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발생시킬 수 있는데요. 게다가 발전소를 가동하거나 중단할 때마다 많은 대기오염 물질이 생성되고, 이같은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탈질 설비의 효율마저 크게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지난 2021년 기후솔루션은 국내 가스발전소에서 내뿜는 대기오염물질로 인하여 2064년까지 총 2만 3200명의 조기사망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하지만 2035년까지 모든 가스발전소를 퇴출할 경우, 조기사망 피해를 약 75%까지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보고서에 따르면, 조기사망 이외에도 천식, 조산 등의 발병률이 증가할 것이며, 당뇨, 뇌졸중, 호흡기 질환으로 인한 건강수명이 단축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그린피스 활동가가 화석 가스인 LNG를 멈추라는 배너를 들고 있다.
그린피스 활동가가 화석 가스인 LNG를 멈추라는 배너를 들고 있다.

3. 정부의 정책은 글로벌 메탄 서약에 어긋납니다.

지난 2021년 한국 정부는 메탄 감축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글로벌 메탄 서약(Global Methane Pledge)’에 가입했습니다. ‘글로벌 메탄 서약’은 2030년까지 세계 메탄 배출량을 2020년 대비 최소 30%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국제 연대를 말하는데요. 감축 대상을 ‘온실가스’가 아니라 ‘메탄’ 하나로 특정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글로벌 서약 이후, 실천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최근 국내 에너지 정책은 LNG 수입을 위한 터미널과 발전소 설비 확대하는 등 오히려 화석 연료 의존도를 높이는 쪽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늘어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LNG 발전소를 짓더라도, ‘수소 혼소 발전’으로 전환하는 것을 조건으로 관리할 것을 시사했지만, 사실상 LNG 발전 사업을 계속하도록 허용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받고 있죠. 수소 혼소 발전이란 수소와 가스를 함께 태워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4. LNG 수요가 줄어 발전소의 자산가치가 하락할 수 있습니다.

국제 에너지 기구(IEA)는 기후 시나리오를 통해 향후 천연가스 수요가 크게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현물 가격 상승, 유럽 내 소비 감소 등으로 인해 천연가스 수급 불확실성도 증대되고 있죠.

한국의 경우 LNG의 가격이 국내 전력 거래 가격을 상승시켜 한국전력공사의 적자심화와 전기 요금 상승에 영향을 준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습니다.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수십 조 원이 투입되는 LNG 발전 설비를 계속 추진한다면 향후에는 좌초자산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습니다. 좌초자산이란, 이미 투자가 진행됐지만 상황 변화에 따라 예상보다 빠르게 가치가 하락하고 부채로 전환되는 자산을 의미합니다.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가스 시추에 반대하며 비폭력 직접행동을 펼치고 있다.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가스 시추에 반대하며 비폭력 직접행동을 펼치고 있다.

5. LNG발전소 건설, 기업의 RE100경쟁력을 약화시킵니다.

RE100(Renewable Electricity 100)이란 국제 비영리단체 ‘클라이밋 그룹(Climate Group)’이 주관하는 캠페인입니다. RE100을 선언한 기업들은 모든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구매하거나 또는 자가발전으로 조달하기 위해 노력하는데요. 2024년 5월 기준 RE 100에 가입된 기업은 세계 431개, 국내 36개입니다. RE100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자발적 협약이지만, 기업의 이미지는 물론 수출 경쟁력에도 직결되고 있습니다.

LNG 발전소 건설은 기후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RE100의 취지에 정면으로 배치됩니다. 일차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홍보 수단으로 RE100을 활용했다는 그린워싱 논란이 불거질 수 있고, 무엇보다 한국 용인 클러스터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계속 LNG 발전 전력을 활용한다면 향후 글로벌 탄소 무역 장벽에 막힐 가능성이 높습니다.

LNG 발전 문제,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한국에너지공단이 발행하는 신재생에너지 백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의 태양광과 풍력의 기술적 잠재량은 설비용량 기준으로 3,143 기가와트(GW)입니다. 한국 정부가 최근 발표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에서 전망한 2038년까지 필요한 설비용량 157.8GW에 비교하면 약 20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한국은 화석연료를 대체하고 향후 전력수요를 충족하기에 충분한 재생에너지 입지자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가스박람회에서 '가스는 그린워싱이다'라는 풍선을 띄우는 활동을 진행했다.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가스 박람회에서 '가스는 그린워싱이다'라는 풍선을 띄우는 비폭력 직접활동을 진행했다.

기후위기를 가속화하고 지역 주민에게 상당한 건강상 피해를 입히며, 기업과 국가에 경제적 손해까지 초래하는 LNG 발전소를 더 이상 새로 지어서는 안됩니다. 지금 설치된 LNG 발전소도 빠른 퇴출이 필요합니다. 대안은 명확합니다. 정부는 잠재량이 풍부한 재생에너지를 보급하기 위해 강력한 정책과 제도적 지원을 마련해야 합니다. 기업은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리기 위한 설비 투자, PPA 체결 등 더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또한 시민들의 인식개선과 주민 참여형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동참 등 적극적인 참여 역시 필요합니다.

그린피스는 정부와 기업에게 LNG 발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깨끗하고 지속 가능한 재생에너지 체계로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와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전환을 서두르도록 그린피스와 함께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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