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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오염의 잘못된 해결 방법 4가지

글: 메흐디 레만 / 그린피스 인터내셔널의 콘텐츠 에디터
전 세계가 플라스틱 오염 위기로 심각한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이 위기 속에서 대형 브랜드 기업과 화석연료 및 석유화학 기업들은 플라스틱 오염 위기를 잘못된 해결책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거짓말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기업이 말하는 네 가지의 ‘가짜 해결책’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플라스틱 오염은 지구에서 가장 외진 곳인 남극은 물론, 사람 몸속에서도 발견될 정도로 심각한 문제입니다. 이 오염의 원인은 1950년대 이후 폭발적으로 늘어난 플라스틱 생산량이죠. 더구나, 플라스틱 생산량은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오염 문제는 우리의 삶에 너무도 깊숙이 파고들어 있어서, 때로는 진짜 해결책이 될 수 없는 것에 희망을 걸기도 합니다.

대형 브랜드 기업과 화석연료 및 석유화학 기업들은 플라스틱 오염 위기를 잘못된 해결책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거짓말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사업 방식을 유지하면서 계속 이윤을 창출하기 위함입니다. 이런 기업들은 플라스틱 오염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면서 오염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재활용부터 바이오 플라스틱까지, 기업이 말하는 네 가지의 ‘가짜 해결책’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잘못된 해결 방법 1. 재활용

재활용은 오랫동안 플라스틱 쓰레기 감축의 해결책으로 알려져 왔습니다. 코카콜라, 펩시코, 네슬레, 유니레버 등 업계의 선두 기업들이 수십 년 동안 이를 홍보해 왔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재활용은 많은 한계가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폐기물의 9%만 재활용되고, 나머지는 매립 또는 소각되거나 바다와 같은 자연환경에 버려집니다. 심지어 재활용이 잘 되는 국가에서도 가정에서 수거한 플라스틱의 재활용률은 50%에 못 미치며, 다시 포장재로 전환되는 플라스틱은 거의 없습니다. 게다가 재활용된 플라스틱은 품질이 낮아 제조업체들이 선호하지 않습니다. 재활용에 의존하는 것은 ‘쓰고 버리는’ 소비 모델을 영속화할 뿐, 플라스틱 과잉 생산과 소비의 근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합니다.

콜롬비아 보고타의 폐기물 관리 및 재활용센터의 모습

우리나라를 포함한 유럽 플라스틱 생산업체들의 로비 단체인 플라스틱 유럽 등은 화학적 재활용을 혁신적인 해결책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화학적 재활용은 플라스틱을 분자 단위로 분해하여 새로운 물질을 만드는 과정을 말합니다. 그러나 이 과정은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고 복잡한 화학 반응에 의존하기 때문에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또한, 화학적 재활용은 과정에서 여전히 부산물과 배출물을 생성하여 다양한 형태의 오염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플라스틱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일은  수거 과정의 어려움, 재활용을 위한 분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 재처리 과정의 환경 유해성, 흔히 일어나는 독성 물질 오염, 경제성 부족 등 이유로 실패합니다.

 

잘못된 해결 방법 2. 플라스틱 쓰레기 청소

해변이나 강에 쌓인 플라스틱 쓰레기를 청소하는 활동은 자연환경에서 눈에 보이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없애기 위한 의미 있는 노력입니다. 이러한 활동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보얀 슬랫이 설립한 비영리 단체인 오션클린업입니다. 이 단체는 수동적인 해양 정화시스템을 통해 전 세계 바다의 플라스틱 오염을 제거하는 첨단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포부로 출범했습니다. 해류와 바람 등 자연적인 힘을 활용하여 플라스틱 쓰레기를 수거하고 집중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활동 역시 성공적이지 못했고, 지속해서 비판받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쓰레기 청소 활동의 결과를 보는 것은 언제나 뿌듯하고 가슴 벅찬 일입니다. 그린피스도 내부 활동가와 자원봉사자들을 동원하여 세계 각지에서 플라스틱 쓰레기를 치우는 활동을 지지하고 실제 참여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오션클린업의 쓰레기를 치우는 활동과 이를 위한 모금 활동은 수돗물이 잠그지 않고 바닥을 걸레질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 단체의 노력이 플라스틱 오염을 일시적으로 완화할지는 모르겠지만, 생태계에 지속해서 유입되는 플라스틱 오염을 막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플라스틱 생산과 소비 과정에 개입하지 않는 한, 정화 노력은 환경에 유입되는 플라스틱의 양을 따라잡지 못하고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행동으로 그칠 것입니다.

그리스 해변 정화 후 다시 찾은 해변 - 2018년 9월, 그린피스 그리스는 6개 대륙 42개국에서 실시된 브레이크프리프롬플라스틱(BFFP)의 글로벌 브랜드 오딧 활동의 일환으로 그리스 에비아의 차라카스 해변을 청소했습니다. 자원봉사자들은 3,000개의 플라스틱 조각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플라스틱 제품을 버려서는 안 될 곳에 버린 기업들을 폭로했습니다. 2019년 4월, 이들은 해변의 상태를 기록하기 위해 다시 이곳을 방문했고, 다시 많은 양의 플라스틱이 쌓여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플라스틱 오염의 원인은 분명합니다. 바로 이 쓰나미 같은 플라스틱을 계속해서 시장에 방출하는 기업들입니다.

플라스틱 쓰레기 청소는  플라스틱 오염원과 가장 많은 오염을 유발하는 기업을 파악하는데 매우 유용합니다. 이러한 장점을 활용하여 브랜드 오딧 조사를 통해 특정 제품 및 포장재로 제조 기업에 책임을 물으며 제도적인  변화를 촉구할 수 있는 활동으로 확대 되어야 활동의 의미를 살릴수 있습니다.

3. 바이오 플라스틱

바이오 플라스틱은 식물과 같이 재생 가능한 자원에서  추출한 플라스틱이나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정의됩니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플라스틱 오염 문제에 대한 유망한 해결책처럼 보이지만, 만병통치약은 아닙니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시간이 지나면서 분해될 수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일상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고온이나 특정한 미생물의 존재 등 아주 까다로운 조건이 필요이 필요합니다. 많은 '생분해성' 플라스틱이 매립지나 바다에 버려진 뒤에도 의미 있는 수준으로 분해되지 않고 수년 동안 남아있는 것을 발견되기도 했으며,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플라스틱은 나노 및 마이크로 플라스틱으로 변할 수 있다고 합니다.

마트에서 사용되는 생분해성 비닐봉지, 미국 워싱턴 D.C

생분해성 플라스틱과 관련된 문제는 이뿐만 아닙니다. 생분해성 플라스틱 생산은 여전히 화석 연료에 의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바이오 플라스틱 사용이 식량 안보(또는 식량 주권)를 위협할 우려도 있습니다. 즉, 바이오 플라스틱의 원료가 되는 작물을 재배하기 위해 필요한 토지를 빼앗아 식량을 공급하는 데 필요한 지역사회에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바이오 플라스틱의 사회적, 생태적 영향은 중립적이지 않습니다.

폐기물 방지 및 재활용의 맥락에서 화석연료 기반 플라스틱을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으로 대체하는 것은 진정한 자원 사용 감축을 위한 해결책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는 진정한 플라스틱 사용 감축과 해결을 방해하고 지연시킬 위험이 있습니다. 이러한 대체는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보다는 다른 원료로 만든 플라스틱 생산을 촉진하기 때문입니다. 바이오 플라스틱은 석유에 기반한 일회용 플라스틱을 또 다른 모습의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으로 대체할 뿐입니다. 일회용 문화에 대한 유일한 해결책은 재사용 및 리필 경제로의 대대적인 전환입니다.

 

4. 플라스틱을 먹는 박테리아

2001년 일본 과학자들이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박테리아를 발견하면서,  플라스틱 오염의 자연적인 해결 희망으로 여겨졌습니다.. 최근에도 SNS에 올라오는  관련 게시물 보면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박테리아에 희망을 걸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미생물을 자연 환경에 내놓는 것은 큰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유전자 변형된 미생물을 생태계에 도입한 결과는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섬세한 생태계의 균형이 파괴될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이러한 박테리아가 플라스틱을 대량 분해하는 데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박테리아는 실험실에서 지극히 제한적이고 특정한 환경에서 유망한 결과를 보여주었지만, 이를 산업 규모로 확장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입니다.

그린피스 독일 사무소가 라인강에서 취수한 샘플 속의 미세플라스틱

마지막으로, 생물학적 방법을 사용해 쓰레기를 처리하는 시도도 앞에서 언급한 것들과 마찬가지로 오염을 일시적으로 완화하는 데 그치는 일입니다. 이러한 방법은 과도한 플라스틱 사용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거리가 있습니다.

재활용, 쓰레기 청소, 바이오 플라스틱, 플라스틱을 먹는박테리아와 같은 가짜 해결책은 모두 한계가 있습니다. 진정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합니다. 현재 시급한 것은 플라스틱 생산을 극적으로 줄이고, 재사용 및 리필 시스템을 활성화하여 플라스틱 오염을 원천적으로 해결하는 강력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입니다. 

그린피스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시민들 중, 10명 중 8명이 플라스틱 생산량을 줄이는 것에 찬성했습니다. 정부는 시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