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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기후변화 책임, 이렇게 된 이상 국회로 간다

글: 신구마 그린피스 시민참여 캠페이너
지난 9월 그린피스에서 진행한 기후공시 헌법소원이 최근 각하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헌법소원에 참여하신 시민과 그린피스는 다시 국회에 모였습니다. 기업의 기후공시를 의무화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발의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날 어떤 일이 있었을까요?
2023년 12월 14일, 그린피스는 김성주 의원과 함께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2023년 12월 14일, 그린피스는 김성주 의원과 함께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우리는 모두 책임이 있습니다.

“제가 오늘 기자회견에 참여한 이유는 청소년으로써 미래에 관한 우려와 책임감이 있기 때문입니다.”

12월 14일, 열다섯 살 청소년인 김은찬님은 그린피스와 함께 국회 기자회견장에 섰습니다. 헌법재판소의 기후공시 헌법소원 ‘각하’ 판결에 대해 비판하고, 기업의 기후 정보 공개를 의무화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를 촉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직접 기후공시 헌법소원에 참가하기도 했던 김은찬님은 자신과 같은 평범한 시민들의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헌법소원이 각하 판결을 받은 후 그린피스는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헌법소원 각하가 투명한 기업의 기후 정보 공개의 끝이 될 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린피스는 입법부인 국회와 함께 기후 공시 법제화를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안 발의를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로 12월 14일, 그린피스는 김성주 의원실과 함께 자본시장법 개정안 발의 기자회견을 개최했습니다. 이 법은 기업이 의무적으로 제출하는 사업보고서에 기후 정보를 포함하도록 명시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습니다. 김은찬님과 함께 기자회견에 참여한 이정민님은 “환경법치는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며 국회가 이 법을 꼭 통과시켜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하였습니다.

헌법소원 각하 판결 이후에도 기후공시 의무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시민은 어떤 사람들일까요? 우리는 어떤 이유로 이러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을까요? 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를 촉구하며 기자회견에 참여하신 시민들의 이야기를 조금 더 자세하게 전합니다.

그린피스와 시민이 함께한 1문 1답

자본시장법 개정안 발의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헌법소원 참여자 김은찬
자본시장법 개정안 발의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헌법소원 참여자 김은찬

“우리는 이미 기후위기 문제에 대한 정답을 가지고 있어요.”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정민] 안녕하세요. 저는 이정민입니다. 인천에 사는 프리랜서 환경 강사입니다. 먹거리 문제를 고민하며 환경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졌고, 지금은 환경 파괴로 인해 사라지는 것들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은찬] 안녕하세요. 저는 김은찬이라고 합니다. 올해 중학교 3학년이고, 기후공시헌법소원에 함께한 후 자본시장법 개정안 발의 기자회견에도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Q. 지난 9월 기후 공시 의무화를 요구하는 헌법소원에 참여하셨었던 것이 기억에 남아요. 그때 어떤 이유로 참여하게 되셨나요?
[정민] 환경을 위한 개인적인 실천에 한계를 느낄 때가 많았어요. 저는 환경 강사이면서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에요. 제 나름대로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제 실천과는 별개로 쓰레기를 많이 배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마주하게 될 때가 있었어요. 아이를 키우며 쓰레기를 줄여 나가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으니까요.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며 개인적 실천보다 기업의 환경 파괴적 행위를 막을 수 있는 규제가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편이 더 많은 변화를 만들 수 있는 길이니까요. 우리가 언제까지고 기업의 자정 작용을 기다릴 수만은 없다면, 함께 기업을 제재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해요. 그 방법의 하나가 헌법소원이라 생각했어요.

[은찬] 헌법소원에 참여하기 전, 그린피스의 캠페인에 참여했었어요. 조사 이후에 발표된 조사 결과를 보며 심각성을 많이 느꼈어요. 함께 조사한 기업들 중 약 42%가 인스타그램에 그린워싱 광고를 올렸었더라고요. 그 기업들 중에서는 우리가 아주 잘 아는 친숙한 기업들도 많았어요. 정유, 화학 분야의 기업들도 많았고요. 그 결과를 보았던 것이 생각이 나서 헌법소원에도 참여하게 되었어요.

Q. 167명이나 되는 시민분들이 참여해 주신 헌법소원이었지만 아쉽게도 얼마 전 ‘각하’ 판결을 받았어요. 이 소식을 듣고 어떤 심정이었나요?
[정민] 정말 황당했어요. 저는 이 결과가 헌법재판소가 환경권 개념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했어요. 모든 사람들이 환경권에 대해 고민해야 하고, 모두가 환경권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전 세계적 흐름과 너무 동떨어진 판결이니까요. 우리나라는 아직도 환경권이 다른 문제의 뒷순위로 밀리고 있는 것 같아 아쉬웠어요.

[은찬] 저도 많이 아쉬웠어요. 헌법재판소에서는 자본시장법이 개정된 1년 후인 2017년까지 헌법소원 소송을 제기했어야 했다고 발표했어요. 저는 이 말이 그다지 상식적인 말이라 느껴지지 않았어요. 미국이나 유럽 같은 나라들은 기후공시의 중요성을 공감하고 기후공시와 관련된 내용을 강화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만 역행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한편으로 청소년으로서 환경보호에 더 힘써야겠다는 다짐을 하기도 했고요.

자본시장법 개정안 발의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헌법소원 참여자 이정민 Ⓒ그린피스
자본시장법 개정안 발의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헌법소원 참여자 이정민 Ⓒ그린피스

Q. 그럼에도 오늘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 참여해 주셨어요. 어떤 이유에서 참여해 주셨나요?
[정민] 저는 환경 문제를 생각할 때 죄책감을 느껴요. 사회적 합의를 이유로 계속 결정을 미루기엔 우리에게 시간이 별로 남지 않았다 느끼거든요. 저는 우리가 이미 기후위기 문제에 대한 정답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수많은 학자와 국제기구에서는 지금도 무엇을 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한 사회의 의사결정자로 이미 존재하는 대안을 선택하는 것에 있어요. 기후위기 앞에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게 아니라면, 저는 그 책무를 다하는 것이 어른이 해야 하는 일이라 생각해요. 심지어 이번 헌법소원에는 청소년들도 참여했었잖아요. 헌법소원의 결과는 조금 아쉽지만, 기회가 있을 때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마음이 컸던 것 같아요. 그래서 기자회견에도 참여하게 되었어요.

[은찬] 저는 기후위기가 더 이상 다음 세대, 혹은 다른 나라의 문제라 생각하지 않아요. 저는 기후위기가 지금 함께 살고 있는 우리 세대와 우리나라가 직면한 문제라 생각해요. 기자회견을 통해 저와 같은 청소년이나 시민분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길 바랐어요.

Q. 한국 사회에 요구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정민] 시민이 더 연결된 사고로 환경 문제를 인식하기 위해서는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아직 우리 사회에서는 변화하고 있는 기후환경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만 이야기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왜 이런 문제가 생겼는지, 각각의 문제는 어떤 연결고리를 가지는지 충분히 알 수 있도록 정보가 공개되었으면 좋겠어요. 이를 위해 환경권이 제도적으로 명확하게 법 구석구석에 들어가는 것도 필요할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동료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왜 이 문제에 시민들이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말씀해 주셔도 괜찮습니다.
[정민] ‘신기후체제’라는 말이 요새 자주 쓰이는 것 같아요. 저는 그 말이 우리는 이미 예전처럼 살 수 없다는 함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차가 물에 잠기고, 사람이 떠내려가는 기후 재난의 문제는 이제 제 주변에도 일어나는 일이 되었어요. 개인이 답답해하고 억울해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기는 이미 지나버린 거죠. 우리는 앞으로 신기후체제에서 더욱 빈번한 이주를 경험하게 될 거예요. 식량 위기와 전쟁, 공존의 문제는 이제 피해 갈 수 없는 일이 될 거고요. 기후변화는 이 문제들과 모두 연결되어 있어요. 경제적 여유와 상관 없이 모두가 위험해지는 것도 한순간일 테고요. 세상을 바꾸는 방법의 하나로 기업과 정부, 국회를 움직이는 일에 함께해주길 바라요. 기후위기 대응의 문제 앞에서 우리는 함께 기업과 사회의 변화를 요구하는 것에 익숙해져야 할 거예요. 우리가 함께 사는 시민이라면요.

[은찬] 기후공시 헌법소원 뿐만 아니라 다른 환경 문제에도 꾸준히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어요. 물론 변화는 늘 쉽게 일어나는 건 아닐 거예요. 그렇지만 우리가 경각심을 가지고 이 문제에 주의를 기울인다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라 생각해요.

지난 9월 그린피스가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후공시 의무화 헌법소원을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지난 9월 그린피스가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후공시 의무화 헌법소원을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기후위기에 대한 기업의 책임, 함께 외쳐주세요.

우리는 미래에 대한 저마다의 우려와 책임감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점점 심각해지는 기후위기는 사회의 모든 구성원에게 지금 당장 변화를 만들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린피스는 기후위기에 대한 기업의 책임을 규명하고, 변화를 요구하는 것 또한 우리가 가져야 할 세상에 대한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법의 변화와 기업의 변화를 만들기 위해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의 참여가 필요합니다. 더 많은 시민이 이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줄 수 있도록 설득해 주세요. 그린피스도 기업의 기후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는 사회를 위해 국회 로비 활동과 캠페인을 이어 나가 보겠습니다. 지금 당장 변화를 위해 그린피스 시민 참여 활동에 동참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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