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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 안전 순위, 보행자에게는 어떨까

SUV를 바라보는 또 다른 시각

글: 그린피스
오늘(11월 11일)은 보행 교통 개선을 위한 ‘보행자의 날'입니다. 하지만 도로에서 우리는 과연 안전할까요? 우리에게도 지구에게도 안전하지 않은 SUV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11월 11일, 빼빼로 데이 말고 ‘보행자의 날’

11월 11일은 무슨 날일까요? 아마 ‘빼빼로 데이’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 거예요. 하지만 11월 11일에는 한 가지 더 깊은 의미가 있어요. 11월 11일은 걷기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보행자의 날’이기도 하거든요. 보행 교통 개선에 대한 범국민적 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해 보행자를 위한 기념일이 지정되었습니다.

자동차 중심의 도시에서 보행자들은 교통사고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자동차 중심의 도시에서 보행자들은 교통사고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자동차 중심의 도시, 늘어나는 보행자 교통사고

2023년 6월 기준 우리나라 자동차 누적등록대수는 2575만 대로, 인구 1.99명 당 1대의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어요. 자동차 중심의 도시에서 사람들을 위한 공간은 점점 줄어들고 보행자들은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되어 있죠. 2022년 보행자 교통사고 수는 3만7611명으로 지난 3년 간 계속 증가해왔습니다. 같은 해 보행중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 비율은 36%로 사고시 상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점점 늘어나는 자동차 수에서 눈여겨 볼만한 점이 있는데요. 매년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겁니다. 국내 SUV 판매량은 2022년 52.3%, 2021년 56.2%, 2022년 60.5%로 꾸준히 늘었습니다. 넓은 공간, 차박 등 아웃도어 라이프에 대한 수요 증가로 많은 사람들이 SUV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고, 다른 차종에 비해 수익성이 높기 때문에 자동차 회사들도 SUV 판매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요. 그런데 SUV, 보행자에게는 어떤 차 일까요?

매년 SUV 수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2022년 국내 시장 SUV 판매량은 60%를 넘어섰다.
매년 SUV 수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2022년 국내 시장 SUV 판매량은 60%를 넘어섰다.

통계로 보는 SUV 교통 사고 위험

지난해 창원시에서 40대 남성이 몰던 SUV에 치여 인근 주민이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당시 운전자는 편도 1차로를 운행하다 갓길을 걷던 보행자를 차량으로 들이받았는데요. 그는 경찰 조사에서 “시속 60km로 달리고 있었고 보행자는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시속 60km로 달리는 차에 치여 사망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요? 그렇게 빠르진 않으니 죽을 확률은 낮지 않냐고요?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습니다.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nsurance Institute for Highway Safety·IIHS)가 2020년 미시간주 3개 도시에서 발생한 79건의 충돌사고를 분석했는데요. 조사 결과에 따르면 차량이 시속 20~39마일(약 32~63km)로 달리다가 충돌했을 때 보행자 사망률은 일반 승용차의 경우 23%였습니다. 하지만 SUV의 경우 보행자 사망률이 30%로 승용차보다 더 높았습니다.

물론 평균 시속이 높아지면 더 위험해집니다. 차량이 시속 40마일(약 64km) 이상으로 달리다가 보행자와 충돌했다면 보행자 사망률은 평균 54%에 이릅니다. 여기에 차종을 SUV로 한정하면 놀랍게도, 사망 확률은 100%였습니다. 속도가 빠르지 않다고 해서 절대 안심할 일이 아닌거죠.

그렇다면 보행자와 충돌 시 SUV가 승용차보다 위험한 이유는 뭘까요? SUV는 승용차에 비해 차체가 높고 무겁기 때문에 보행자가 차량 전면과 충돌했을 때 최초 충격지점이 훨씬 높습니다. 승용차의 경우, 보통 무릎이나 허벅지 이하를 부딪치고 보닛으로 충격점이 분산되는 구조인데요. SUV는 무게가 많이 나가기도 하지만 보행자 신체에 부딪치는 지점이 높다보니 심각한 부상을 입을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어요. SUV처럼 덩치가 큰 차일수록 회전할 때 보행자와 충돌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이처럼 SUV는 보행자의 안전을 크게 위협하고 있습니다.

SUV는 보행자에게도 기후위기에도 안전하지 않은 차이다.
SUV는 보행자에게도 기후위기에도 안전하지 않은 차이다.

보행자에게도 기후위기에도 안전하지 않은 SUV

SUV는 기후위기에도 안전하지 않은 차입니다. SUV는 일반 승용차에 비해 철강을 20% 더 많이 사용하고, 연료 효율도 최대 25% 낮기 때문인데요. 화석 연료를 사용해 만들어지는 철강은 자동차 공급망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중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올해 그린피스에서 발표한 ‘글로벌 15대 자동차 회사 친환경 평가 보고서'에서는 지난 5년 동안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SUV가 놀라운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점을 꼬집으며 SUV를 기후위기의 주범으로 지목하기도 했습니다.

더 나은 지구를 위해, 그리고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해 SUV가 아닌 다른 차의 등장을 기다리는 이유입니다. 우리에게는 보행자에게 안전하면서 환경도 지킬 수 있는 더 작고 가벼운 자동차가 필요합니다. 물론 그 자동차는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적인 차여야 하구요.

나의 편의를 위해 눈여겨보던 SUV, 그 이면에 대해서 살펴보니 어떠신가요? SUV는 보행자에게도 기후위기에도 결코 안전하지 않은 자동차인 만큼 나와 가족들의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생각한다면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소비자를 위해 자동차 회사들이 기후위기에도 안전한 차를 판매하고, 모두가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대중교통 수단이 확대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린피스는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교통, 탈탄소 교통 확대를 위해 ‘친환경 자동차’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기업이 기후위기를 심화시키는 내연기관차와 작별하고, 지속가능한 교통수단에 대한 시민들의 선택권을 확대할 수 있도록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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