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그린워싱을 막기 위한 헌법소원에 함께해 주세요
멸종위기 동물들의 캐릭터가 귀엽게 그려진 일회용 생수병, 친환경 인증처럼 교묘하게 그려낸 자체 마크가 찍힌 상품, 모두 그린워싱입니다. 기업은 알고 있습니다. 기업의 활동에는 환경에 대한 책임이 있고, 직면한 기후위기 앞에서 변화하지 않으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게 된다는 것을 말이죠. 알고 있지만, 진짜 변화가 아닌 그린워싱을 선택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필요한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 상황에서 소비자를 속이는 일이 너무 쉽기 때문입니다.
자체 제작한 인증 마크를 친환경 인증인 양 찍어내듯, 기업은 ESG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찍어내며 자신을 “친환경” 기업으로 광고합니다. ESG 보고서를 발간하며 자신들은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에 신경 쓰는 기업이고 몇 등급을 받았다고 홍보하기도 하지만 그 보고서에는 기업이 보여주고자 하는 일부의 정보만 담겨있습니다. 심지어 잘못된 정보를 기재하거나 공개항목이나 내용이 바뀌어도 어떤 제재도 받지 않습니다.
한국 기업의 ESG 보고서를 살펴보면 제품의 생산 과정에서 사용되는 자원이나 에너지, 발생시키는 폐기물의 양, 탄소배출량 등 상품을 만드는 본질적인 과정에서 기업이 어떠한 결정을 내려왔는지에 대한 정보가 없습니다. 제품을 선택하는 대중의 알 권리는 무시되었고 기후위기를 외면하는 기업의 위기는 고조되고 있습니다. 기업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어떤 결과가 오게 될까요? 기업이 저지른 과오는 시민 모두의 환경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것입니다. 기후위기로 촉발된 화재, 홍수는 기업 생산시설을 멈추게 할 수 있죠. 준비되지 않은 기업인지 모르고 투자한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보게 될 것입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건 2가지입니다. 첫째, 의무적으로 공개되어야 할 정보가 명확하게 규정되어야 합니다. 둘째, 부정확한 정보나 거짓 정보, 누락된 정보가 있는 경우 기업을 강력히 제재할 수 있어야 합니다. EU와 미국 등의 국가에서는 이미 기후에 관한 정보를 구속력 있는 공시제도에 포함하는 법률을 제정하였고 빠르면 내년부터 시행에 돌입합니다. EU와 미국시장에 진출해 있는 우리 기업들도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준수해야 하는 의무입니다.
한국에서는 어떻게 시작할 수 있을까요?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우후죽순 발행되는 개별 ESG 보고서가 아니라 기업의 정기공시 대상인 “사업보고서”에 기후 관련 정보가 포함되도록 규정하면 됩니다. ESG 보고서와 달리, 사업보고서 공시항목에 대한 공시불이행, 공시번복, 공시변경과 같은 행위를 한 기업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에 따라 자본시장 거래정지, 상장폐지와 같은 강력한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을 꿈꾸는 한국의 기업들은 EU와 미국 시장에서는 공시에 대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으면서도 한국에서는 법의 미비를 이용하여 부끄러움을 잊은 채 그린워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시민과 기업 사이 정보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헌법이 보장하는 시민의 환경권과 재산권을 지키기 위해 기후공시 헌법소원을 시작합니다.
기후위기 시대, 투명하고 정확한 정보의 공개를 통해 기업의 그린워싱을 막고 진짜 변화를 불러올 수 있도록 자본시장법의 문제점을 제기하는 헌법소원에 함께 해주세요. 헌법소원에 함께하는 시민의 힘으로 기업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