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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워싱이 무엇일까요? 그린워싱에 대한 4가지 궁금증

글: 양연호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
그린피스는 소셜미디어 속 그린워싱을 적발하고자 시민들과 함께 감시단을 꾸렸습니다. 결과 발표에 앞서, 그린워싱이 무엇이고 왜 소셜미디어에 주목했는지, 어떤 방법과 기준으로 조사를 진행했는지 친절히 알려드립니다.

그린워싱이란 무엇일까요?

그린워싱(Greenwashing)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구글 검색창에 ‘그린워싱’을 쳐보면 바로 알 수 있는데요. 최근 한 해(2022년 8월 1일~2023년 7월 31일) 동안 해당 키워드가 포함되어 생성된 결과물은 1년 전과 5년 전보다 각각 60%, 655% 더 많아졌습니다. 기업을 상대로 한 그린워싱 소송도 늘고 있습니다. 유엔환경계획(UNEP)에서 2023년 7월에 발간한 『국제 기후소송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대비 2022년에 기후와 관련된 소송은 4배 넘게 증가했습니다. 그린워싱에 대한 소비자와 기업의 관심은 계속해서 높아져 가는 추세입니다.

그렇다면 ‘그린워싱’의 정확한 뜻은 무엇일까요? 캐나다의 친환경 컨설팅 회사 테라초이스(Terra Choice)는 그린워싱의 기준을 구체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해당 회사가 발표한 『그린워싱의 7가지 죄악』에서 그린워싱을 ‘환경과 관련된 기업의 실천, 또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환경적 이점에 관하여 소비자를 오도하는 행위’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즉, 그린워싱은 단순한 거짓말뿐 아니라 소비자들이 오인할만한 표현을 사용하는 행위를 모두 포괄하는 것이죠.

2021년 9월, 스위스 금융기관의 그린워싱을 비판하는 비폭력직접행동 모습
2021년 9월, 스위스 금융기관의 그린워싱을 비판하는 비폭력직접행동 모습

사실 그린워싱은 친환경 상품에 대한 수요, 그리고 ESG 경영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많은 소비자와 투자자가 기후와 환경에 관련된 문제의식이 높아지면서 친환경 기업을 더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기업은 자사의 제품과 비즈니스 방식이 다른 기업보다 더 낫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앞다투어 ‘에코’, ‘친환경’ 등의 표현을 사용하는 마케팅을 쓰는 것이죠. 그런데 그린워싱 마케팅이 진화할수록 가짜와 진짜의 구분은 점점 더 모호해집니다. 그로 인해, 개인은 정확한 가치 판단을 하기 어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린워싱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소셜미디어 그린워싱은 왜 문제일까요?

기업의 그린워싱은 TV나 신문 등 전통적인 매체를 넘어 소셜미디어 속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그린워싱은 소셜미디어의 특수성과 결합해 새로운 그린워싱 행태를 낳고 있죠. 자세히 살펴볼까요? 소셜미디어의 콘텐츠는 주로 이미지와 영상 등을 통해 짧은 시간 소비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소셜미디어를 통해 소비되는 콘텐츠는 다른 미디어를 통한 것보다 그린워싱 여부를 식별하기 어렵습니다. 소비자는 이미지와 본문 텍스트를 총체적으로 경험하기 때문에, 소비자가 게시물을 보고 그 내용이 진짜 친환경적인 것인지 구분하기가 더욱 어렵습니다.

한편 기업들은 자사의 친환경 활동을 홍보하는 수단으로 경품을 증정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댓글을 통해 기업의 친환경적인 특성을 응원하거나, 일정 수 이상의 SNS 팔로워를 태그 하게 하여 이용자를 그린워싱의 주체로 만들거나, 게시글의 파급력을 확산시키는 등의 행태가 존재합니다. 이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특성인 관계망을 통해 사용자 개인뿐 아니라 많은 소비자가 해당 기업을 친환경 기업으로 오인하게 만드는 고도화된 그린워싱 마케팅 기법이죠.

이런 문제점 때문에 그린피스는 소비자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그린워싱에 얼마나 노출돼 있는지를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2022년 그린피스 네덜란드 사무소의 의뢰로 알고리즘 투명성 연구소와 하버드대학교 제프리 수프란(Geoffrey Supran) 박사는 『그린워싱의 세 가지 그림자(Three Shades of Greenwashing)』를 발표했습니다. 해당 보고서는 같은 해 6~7월 사이 EU에 기반을 둔 22개 화석 연료 생산업체와 자동차 제조사, 항공사의 주요 소셜미디어에 게시된 2,325개 콘텐츠를 조사하고 그 결과를 담았습니다.

조사 결과, 각 기업의 소셜미디어 콘텐츠에서 실제 기업이 취하는 노력보다 녹색 혁신을 과장하거나, 자연을 연상시키는 이미지를 과도하게 사용한 사실이 다수 발견됐습니다. 유럽이 폭염과 폭우, 산불로 엄청난 기후 재앙을 겪고 있던 2022년 여름, 기업들은 그린워싱에 몰두하고 있던 셈이죠. 한국 역시 이상 기후가 날로 심각해져 가는 상황인데, 과연 국내 기업은 어떤지 그린피스는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2022년 9월 발간된 소셜미디어 EU 그린워싱 보고서
2022년 9월 발간된 소셜미디어 EU 그린워싱 보고서

국내 기업의 그린워싱, 어떻게 조사를 진행했을까요?

기후위기의 가장 큰 원인은 단연코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입니다. 그중에서 특히 대기업의 책임이 큽니다. 2021년 녹색연합이 국가 온실가스 종합관리시스템에 공개된 온실가스 배출량을 분석한 결과, 자산총액 상위 10대 그룹 및 한국전력공사(계열사 포함)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의 6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소수의 대기업이 기후위기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중한 만큼, 대기업에 요구되는 환경적 책임 또한 크겠죠?

그린피스는 2022년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대기업 집단 76개(2,886개 계열사)를 대상으로 소셜미디어에서 나타나는 이들의 그린워싱 실태 조사를 기획했습니다. 구체적인 조사 대상은 해당 기업 집단의 계열사들이 공식 운영 중인 인스타그램의 게시물 중 1년간( 2022년 4월 1일부터 2023년 3월 31일까지) 게시된 이미지 게시물 전체로 삼았습니다. 이 방대한 조사를 진행하기 위해 497명의 시민 분들이 팔을 걷어 부치고 4월부터 6월까지 두 달 동안 조사에 함께해 주셨습니다.

조사 대상 소셜미디어를 인스타그램으로 특정한 이유는 유튜브 다음으로 인스타그램이 가장 많은 광고 도달 범위(37.2%)를 가진다는 점, 2012년 페이스북(현 Meta)에 합병된 후 페이스북 채널과 게시물 연동이 이뤄지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사용자 간 상호작용과 모방소비가 활발하게 이루어져 기업의 제품 및 브랜드 마케팅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점 역시 감안했습니다. 영상의 경우에는 통일된 분석 방법을 대규모 조사에 적용하기에 한계 있어 유튜브는 조사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한편, 조사를 위해 인스타그램 계정 내 광고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오가닉 콘텐츠(Organic Contents)와 광고 콘텐츠를 구분하지 않고 모두 검토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소셜미디어 계정을 가진 기업은 광고 목적의 게시물 말고도 오가닉 콘텐츠 제작에 비용을 쓰며, 고객과 지지자를 확보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그린워싱 규제와 관련된 규정은 오가닉콘텐츠인지 유료광고인지 여부를 불문하고 인터넷 매체를 통한 부당한 표시와 광고행위를 금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죠.

시민들이 직접 조사에서 사용한 기준은 무엇일까요?

이번 조사에서는 앞서 소개드린 2022년 EU 기업의 소셜미디어 그린워싱을 분석한 조사를 바탕으로 그린워싱의 유형을 구분했습니다. 일부 유형의 경우 국내 상황에 맞게 조정하였습니다.

첫 번째 기준은 자연이미지 남용입니다. 제품의 실제 성능이나 혁신 노력과 무관하게 브랜드와 제품에 친환경 이미지를 씌우기 위해 자연 이미지를 활용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죠. 그다음은 녹색 혁신 과장입니다. 친환경, 저탄소 기술 개발과 혁신에 기여한다는 점을 지나치게 강조했는지 여부입니다. 마지막으로 책임 전가입니다.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노력하는 대신, 참여형 이벤트 등을 통해 소비자와 개인에 책임을 떠넘겼는지 여부입니다.

이렇게 기준을 적용한 이유와 실제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궁금하시죠? 시민들이 뽑은 가장 심각한 사례들은 무엇인지, 어떤 업종에서 그린워싱이 많이 일어났는지, 그리고 이를 막기 위해서는 기업과 시민은 뭘 해야 할지 등등 내용을 담은 그린워싱 실태 시민 조사 보고서 『소셜미디어로 침투한 대기업의 위장환경주의』를 8월 29일에 공개됩니다. 이와 더불어 그린워싱을 막기 위한 그린피스 활동이 이어질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