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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우스와 크라운 대신 토요타가 집중해야할 것은?

글: 홍혜란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차에 미련을 못버리고 있는 토요타를 주주들은 걱정스런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토요타 주총에서는 무슨일이 있었던 걸까요? 위기의 토요타를 보며 현대자동차는 어떤 선택을 해야하는지 알아봅니다.

기상이변과 재해의 잦은 발생으로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산업계의 책임과 역할도 분명해지고 있습니다. 투자기관들은 기업들의 포트폴리오를 살피며 지속가능한 사업 전략을 요구하는 추세입니다. 세계 자동차 판매량 1위 토요타는 내연기관을 탑재한 하이브리드차를 고수하며 전기차로의 적극적인 전환을 꺼리고, 야심찬 기후변화 정책을 지연시키려는 로비활동을 전개해왔는데요. 이번 토요타의 연례주주총회 때 보였던 투자자와 자문회사의 반응은 토요타의 행보가 기업 생존을 위해서도 더 이상 옳은 선택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기후위기 대응에 역행하고 있는 토요타를 걱정하는 주주들

2023년 6월 14일에 개최된 토요타의 제119회 주주총회는 개최 전부터 국제적인 관심을 끌었습니다. 유럽 연기금 3곳이 18년 만에 공동으로 주주제안서를 제출했기 때문인데요. 토요타의 기후변화 관련 정보공개가 불충분하다며 관련 홍보 활동에 대한 연례보고서를 작성하도록 정관에 조항을 추가할 것을 요구한 것이었습니다. 이례적인 주주제안은 일본과 해외 언론에서 대대적으로 다루어졌는데요.

주주제안 자체는 의결에 필요한 3분의 2 이상의 표를 얻지 못해 부결되었습니다. 하지만 총회에 앞서 여러 기관투자자들이 주주제안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고, 의결권자문회사(주주총회 제안을 분석하고 기관투자자에게 의결권 행사 자문을 하는 회사)는 주주제안 지지를 추천했습니다. 그동안 토요타가 보인 기후위기 대응 태도가 투자자들의 우려를 가중시킨 것입니다.

기후변화에 따른 물리적 위험은 자동차 업체의 자산 가치를 크게 떨어뜨려 잠재적으로 좌초자산으로 만들 수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물리적 위험은 자동차 업체의 자산 가치를 크게 떨어뜨려 잠재적으로 좌초자산으로 만들 수 있다.

위기의 토요타: 주총에서 아키오 회장 재선임 반대 목소리 커져

총회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토요타 아키오 회장의 이사 재선 투표였습니다. 토요타는 토요타 아키오 회장과 사토 쓰네하루 사장 등 10명의 이사 선임안을 제출했습니다. 투표 결과, 주주 3,774명이 참석한 총회에서 토요타 아키오의 이사 재선임에 찬성하는 표는 84.57%로 전년도의 95.58%보다 크게 감소했습니다. 다른 모든 이사들은 약 95%의 찬성으로 선출되었기 때문에 아키오의 재선임에 반대하는 비율의 증가는 주목할 만합니다. 토요타의 기업 정책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와 생각이 변했다는 뜻이기 때문이죠.

위기의 토요타: “전기차 늘어날수록 토요타 점유율은 하락”

토요타는 그린피스가 발표한 '글로벌 10대 자동차회사 친환경 평가 보고서'에서 2021년, 2022년 연속으로 꼴찌를 기록했습니다. 심각한 기후위기 속에서도 내연기관을 단 하이브리드차를 고수하다가 전기차 생산에 크게 뒤쳐져버린 토요타는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 자동차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잃게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은 2023년 1월까지 신차 등록의 7.1%를 전기차가 차지하는 등 전기차로의 중대한 전환이 진행중입니다. 바이든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점유율을 50%로 끌어올리는 목표를 세웠죠. 토요타는 현재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큰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마이너스 성장추세와 심화되는 경쟁은 미국 시장에서 도요타의 험난한 앞길을 보여줍니다. 유럽은 2022년 신규 등록 차량 중 경유 및 휘발유 차량 비율이 52.8%에 불과했습니다. 하이브리드차의 성장세도 둔화되면서 전기차가 전년대비 29.3%나 증가했죠. 전기차 판매량이 노르웨이에서는 79.3%, 영국에서 16.5%, 독일에서 17.7% 증가하는 등 유럽 전역에서 급증함에 따라 토요타는 엄청난 도전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그린피스 연구에 따르면, 2022년 중국에서 승용차 중 전기차 판매 비중이 25.6%까지 올라가면서 토요타의 시장점유율은 2030년까지 3~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2030년까지 중국 내 차량의 70%가 신에너지 차량이 된다면, 토요타의 내연기관차 생산시설 가동률은 44.1%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생산시설 반 이상이 멈춰서야 하는거죠.

그린피스 활동가들은 연례주주총회에서 토요타가 기후위기를 가속화하는 사업을 멈추고 2030년까지 화석연료 자동차를 단계적으로 폐기할 것을 촉구했다.
그린피스 활동가들은 연례주주총회에서 토요타가 기후위기를 가속화하는 사업을 멈추고 2030년까지 화석연료 자동차를 단계적으로 폐기할 것을 촉구했다.

현대자동차,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하는 이유

흔들리는 토요타를 현대기아차는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을까요? 한 증권사는 현대기아차가 토요타를 따라잡고 세계 1위에 오를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기도 했는데요. 토요타와 달리 현대기아차는 잘 하고 있는걸까요? 정말 세계 1위에 오르고 싶다면 현대기아차는 그린피스의 최근 조사 결과를 눈여겨 봐야할 겁니다.

2022년 그린피스 연구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지구 평균온도 상승 1.5도 한계치에 허용된 최대 내연기관차 판매량보다 2.4배 많은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그린피스의 ‘2022년 글로벌 10대 자동차회사 친환경 평가’에서는 타사 대비 현대기아차의 자동차 철강 탈탄소화 시도가 낮은 수준이고, 에너지 소비량이 많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판매비율이 가장 높아 2021년보다 한 단계 하락한 5위를 기록하기도 했죠. 현대자동차가 지난 6월 20일에 개최된 2023년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지난해보다 상향된 새로운 전기차 판매목표(올해 33만 대, 2026년 94만 대, 2030년 200만 대)를 제시하긴 했지만 여전히 기후위기 대응 목표에 걸맞는 수준은 아닙니다.

에너지 소비량이 많은 SUV 판매비율이 높은 현대기아차는 그린피스가 실시한 ‘2022년 글로벌 10대 자동차회사 친환경 평가’에서 2021년보다 한 단계 하락한 5위를 기록했다.
에너지 소비량이 많은 SUV 판매비율이 높은 현대기아차는 그린피스가 실시한 ‘2022년 글로벌 10대 자동차회사 친환경 평가’에서 2021년보다 한 단계 하락한 5위를 기록했다.

수송부문은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23%를 차지합니다. 수송부문의 주요 이산화탄소 배출자인 자동차 회사들이 역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이끌 수 있다는 뜻입니다.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 3위에 올라선 현대기아차도 그 중 하나입니다. 내연기관차 판매를 서둘러 중단하고 전기차 전환에 앞장서야 합니다. 현대기아차는 전기차 전환을 선도할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더욱 과감하게 전기차 전환을 이끌어야 합니다. 소비자와 투자자가 원하는 것은 지구에 해가 되지 않는 친환경 모빌리티 입니다. 지구 환경을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현대차의 용기있는 결단이 필요합니다. 현대차가 전기차 시대의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서 자동차 산업을 선도하기를 바랍니다. 그린피스는 현대차를 비롯한 모든 자동차 회사들이 2030년까지 전 세계 모든 시장에서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하고 전기차로 전환할 것을 촉구합니다.

그린피스는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교통, 탈탄소 교통 확대를 위해 ‘친환경 자동차’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기업이 기후위기를 심화시키는 내연기관차와 작별하고, 지속가능한 교통수단에 대한 시민들의 선택권을 확대할 수 있도록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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