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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가지로 정리한 스즈메의 문단속 관람설명서

글: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이 한국에서 큰 흥행을 거두고 있습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뛰어난 작화와 웅장한 OST와는 별개로, 스즈메의 문단속에서 다루고 있는 일이 실화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이 매력적인 포인트로 꼽히고 있는데요. 그린피스와 함께 스즈메의 문단속에 숨겨진 사실을 활짝 열어볼까요?

*본 글에는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1. 스즈메가 지나간 도시들은 일본에서 실제로 재난이 일어난 곳이다.

© CoMix Wave Films Inc.

스즈메는 미미즈를 막고 저 세상과 연결된 문을 닫기 위해 일본 곳곳을 여행합니다. 스즈메가 가장 먼저 방문한 미야자키현(규슈)은 2016년 구마모토 지진, 그 다음 고베는 1995년 고베대지진이 있던 곳이죠. 다음으로 간 도쿄에서는 1923년 관동대지진이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스즈메가 도달한 미야기현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이 일어났던 곳입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동일본 지역에 궤멸적인 피해를 입힌 재앙을 이후의 젊은 세대에게도 알려 주고 싶었다"라고 밝혔죠. 또, 남쪽이자 서일본에서 출발해 북쪽이자 동일본에 닿는 여정은 실제 실향민들도 동쪽에서 서쪽으로 많이 이주했기에 이러한 실향의 아픔을 되짚어나가고자 한 의도였다고 합니다.

이 영화의 주제를 꿰뚫는 재난은 역시 스즈메가 어렸을 때 경험한 2011년 동일본대지진입니다. 최대 규모 9.1에 달하며, 일본에서 발생한 가장 큰 규모의 지진입니다. 실종되거나 사망한 사람의 수는 2만 명에 달하죠.

2만 명이라는 숫자가 공허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스즈메처럼 가족을 잃은 이야기가 2만 여개 생겼다고 생각해보세요. 이 숫자가 마음이 아프도록 다가옵니다.

2. 스즈메가 문을 열고 닫는 이유

© CoMix Wave Films Inc.

소타를 찾다가 발견한 폐허의 한 가운데서 알 수 없는 문을 연 스즈메. 그리고 스즈메는 일본 곳곳의 문을 닫기 위한 여정을 시작합니다. 왜 스즈메가 문을 열고 닫는 주체가 되었을까요? 단순히 주인공이어서일까요?

스즈메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엄마를 잃은 직접적인 피해자입니다. 영화는 고작 네 살, 어린 아이였던 스즈메를 위로하는 정체불명의 여성에 대한 의문으로 시작되죠. 영화의 막바지에 달해서야 어린 스즈메를 위로하던 여성이 바로 어른이 된 스즈메였다는 것이 밝혀집니다.

네 살의 스즈메는 엄마를 잃은 것을 부정하고 일기장을 검게 칠했습니다. 그로부터 12년 후, 스즈메는 상처를 마주하고 기억해내며 본인의 상처를 스스로 회복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스즈메가 열린 문을 닫고 열쇠로 잠그기 위해서는 꼭 재난이 일어나기 전의 모습을 진정으로 회상해야만 했는데요. 이 과정을 통해 스즈메 또한 비로소 어린 스즈메, 과거의 자신을 만나 위로할 수 있게 된 것이 아닐까요?

결국 스즈메가 문을 열고 닫는 것은, 재난으로 인한 과거의 상처를 마주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희망의 과정으로 보입니다.

3. “다녀오겠습니다!” 평범했던 그날

© CoMix Wave Films Inc.

2011년 3월 11일, “다녀오겠습니다!” 를 마지막 말으로 남긴 채 돌아오지 못한 사람이 2만 명에 달합니다. 재난은 예고없이 다가옵니다. 그리고 재난 이후의 삶은 계속되죠.

평범함을 되찾기란 재난 생존자에게 어려운 일입니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생존자는 지금도 일상을 되찾기 위해 애쓰고 있을 겁니다. 그린피스는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 12년을 맞아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의 생존자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날의 선명한 기억과 사고 이후 일상을 회복하는 과정, 그리고 아직 우리에게 남겨진 숙제까지 확인하고 싶으시다면 아래 인터뷰 시리즈를 확인해보세요.

🟢방사선이 살아있다 - 끝나지 않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12년간 직접 방사선을 측정하고 기록하는 후쿠시마의 시민들
🟢방사능 수산물 이제 그만, 후쿠시마 어부의 외침

4. 재난 이후의 이야기

© CoMix Wave Films Inc.

한편, 대지진 이후 10년 이상 지난 지금, 당시 재난과 그로 인한 사회적인 충격을 잊은 사람이나 모른채 자라는 아이들도 많다고 합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이에 “지금 그리지 않으면 10대나 20대의 관객과 경험을 공유할 수 없다”고 느껴 이번 영화에서 동일본 대지진을 다뤘다고도 밝혔죠.

짧지 않은 세월이 지난 만큼, 우리는 동일본 대지진의 상처를 올바르게 마주하고 있을까요? 아쉽게도 그렇지 않습니다. 당시 지진으로 벌어진 사고 중 가장 큰 충격을 안긴 것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였습니다.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지금, 후쿠시마 원전은 우리에게 ‘원전 오염수’ 문제를 남기며 아직도 우리를 괴롭히고 있죠.

사고는 끝났지만 피해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염수 방류 문제를 막지 못한다면 이 피해는 계속될 것입니다. 우리도 영화가 남긴 메시지처럼, 과거의 재난과 실수를 마주하고 미래의 우리를 위해 행동해야 하지 않을까요?

신카이 마코토의 스즈메의 문단속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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