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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가 후쿠시마 오염수 반대 운동을 하는 방법

글: 그린피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에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편지가 도착했습니다. 한 글자씩 손글씨로 눌러쓴 이 편지, 어떤 사연인지 함께 알아볼까요?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에서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12주년을 기억하기 위해 다양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려드리고 있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는 정성이 가득한 편지로 그린피스에 문을 두들긴 시민들 소식입니다. 환경 보호를 위해 활동하고자 여러 중, 고등학교 학생들이 함께 모여 결성한 모임 ‘지속가능한학교 Sustainable School Project’ (이하 SSP)’에서 보내온 편지함을 함께 열어 보시죠.

각자의 학교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손편지 쓰기 프로젝트를 주도적으로 진행한 대원외국어고등학교 3학년 손서연, 미추홀외국어고등학교 3학년 강나경, 용인한국외국어대학교부설고등학교 3학년 신민준, 1학년 이정민 학생(2022년 기준)을 만나 어떻게 환경 캠페인 활동을 펼치게 되었는지 들어보았습니다.

사진 왼쪽부터 신민준, 손서연, 강나경, 이정민 학생 © Greenpeace
사진 왼쪽부터 신민준, 손서연, 강나경, 이정민 학생 © Greenpeace

새벽 4시에 일어나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캠페인을 계획한 사연

SSP는 대원외국어고등학교 3학년 손서연 학생이 청소년들의 환경보호 활동을 위해 기획하고 만든 프로젝트입니다. 어느새 50명 정도가 활동하는 모임으로 성장한 SSP는 대원외국어고등학교, 미추홀외국어고등학교, 용인한국외국어대학교 그리고 성복중학교, Saint Paul Preparatory Academy 학교와의 연합을 맺고 있습니다. 평소에는 환경과 관련된 이슈로 카드뉴스를 만든다던가 유튜브 영상 제작하기 등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서연 “저희 활동의 파급력이 커지려면 학생들을 이어주는 매개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정식으로 단체를 만들겠다고 결심했어요. 중간고사 기간에 세무서에 무작정 찾아가서 2시간씩 기다렸어요. 서류에 위임장에 도장까지 파야 해서 복잡했어요. 혈기왕성한 고1때라 두려울 게 없었죠! ”

네 친구들은 모두 모의UN활동을 통해 서로 알게 되었는데요, 평소에도 국제 문제나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아 자연스레 활동에 동참하게 됐습니다. 특히 이번 손편지 프로젝트를 처음 기획한 것은 가장 어린 이정민 학생인데요, 중학교 3학년때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뉴스를 보고 커다란 충격을 받아 ‘뭐라도 해야겠다’는 결심에 교내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정민 “2021년 4월에 친구가 단톡방에 공유한 그린피스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기사를 보고 ‘와 이건 아닌데?’라고 생각했어요. 그날 새벽 4시에 벌떡 일어나서 캠페인을 위한 계획서를 만들었죠. 중학교 때는 이런 캠페인 프로그램이 없었어서 선생님을 따라다니면서 부탁드렸어요. 제가 전교 부회장이었는데 제가 참여하고 있던 환경 동아리와 방송반을 최대한 활용해서 활동했어요. 후쿠시마 문제를 알리는 동영상을 조별로 만들어서 가장 잘 만든 영상을 교내 방송으로 틀기도 하고요. 편지지 양식도 다 만들어서 전교생에게 나누어줬는데, 84장이나 모인거예요. UN에 보낼 수도 있다는 기대로 영어로 써 준 친구도 있었고요. 정말 뿌듯했어요. 이걸 더 많은 학교에서 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서연언니한테 부탁했어요.

서연 “저는 참여하고 싶어하는 학교들을 모으는 걸 주로 도왔어요. 포스터랑 편지지, 교육 영상 자료를 배포하고요.”

나경 “처음에는 제가 활동하는 동아리에서 시작했다가 제가 공부하는 프랑스어과, 더 나아가서 교대 다른 어학과까지 확대됐어요.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에 대해 모르는 친구들이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더 자세하게 설명하려고 자료도 조사하고, 피해와 심각성에 대해 알렸어요.”

SSP에서 기획한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반대 편지쓰기 캠페인에 참여한 학생들의 편지. 사진제공: 신민준, 손서연, 강나경, 이정민 학생
SSP에서 기획한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반대 편지쓰기 캠페인에 참여한 학생들의 편지. 사진제공: 신민준, 손서연, 강나경, 이정민 학생

처음 시작했을 때는 주변 어른들이나 친구들의 우려와 무관심에 힘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캠페인을 진행할 수록 변화하는 주변의 반응에 가장 큰 기쁨과 보람을 느꼈다고 네 명 모두 입을 모아 말합니다.

서연 “우리 학교는 이런 캠페인은 학생회에서 주로 하고, 선례가 없어서 어려움이 있었어요.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는 정치적이지 않냐는 우려도 있었고요. 설득하는 과정이 어려웠어요. 하지만 처음엔 무관심해 보이던 친구들이 편지를 써 줬을 때 기분이 정말 좋았어요. 제가 모든 학교의 편지들을 받아서 보관하고 있는데,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요! 또 제가 봉사활동을 하는 청소년 센터에서도 편지를 받았는데, 어떤 할머니께서 ‘우리 손주들이 살아갈 미래이니 제발 멈춰달라’고 써주셨어요. 그걸 보고 조금이라도 변화를 만들고 있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꼈어요.”

민준 “우리 학교는 특별히 선생님들이 개입하시진 않아요. 어려웠던 점은 친구들에게 홍보하고 편지 쓸 사람을 모집하는 과정이었어요. 그동안 유대가 없었던 친구들도 많았거든요. 하지만 모인 친구들이 모두 열정적으로 참여해줬어요. 우리 캠페인에 참여한 이후 환경과학을 연구하거나 학교 연못 정화 작업을 하는 친구들도 생겼어요. 각자 다른 자기만의 해석을 해서 실천에 옮기고 있구나 생각해요.”

나경 “저도 주변에서 ‘뭘 굳이 이렇게까지 하냐’는 반응이 힘들었어요. 입시로 다들 지쳐있다보니 교내 활동도 겨우 하고 있는 친구들이 많거든요. 하지만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열심히 설명하고 설득했더니 나중에는 ‘네가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알겠다’고 하더라고요. 과정이 순탄하지많은 않았는데, 그래서 더 기뻤던 것 같아요. 편지를 받아보니 대충 쓴게 아니고 진정성이 느껴지고, 직접 연구하고 자료를 찾아본 걸 알 수 있어서 정말 뿌듯했어요.”

정민 “저도 무관심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학생들 중에서도 환경문제에 관심이 있다고 해도 SNS에 보여주기식인 경우가 많아요. 막상 관심이 있어도 우리 같은 학생들은 체계적인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서 실천하는 방법을 몰라 망설이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아요. 하지만 후배들, 특히 중학교 1학년 어린 친구들이 스스로 자료도 찾고 어려운 문제인데도 잘 이해하고 편지를 써 준걸 봤을 때 너부 뿌듯했어요. 후배들이 찾아와서 환경문제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면서 제가 졸업한 다음에도 제가 하던 동아리를 이어서 해도 되겠냐고 물어봤을 때도 정말 기뻤어요.”

미추홀외국어고등학교 3학년 강나경 학생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Greenpeace
미추홀외국어고등학교 3학년 강나경 학생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Greenpeace

더 많은 청소년들이 변화를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손편지’는 생각보다 많은 노력과 정성이 필요한 작업입니다. 하지만 개개인의 목소리를 전하는 강력한 도구이기도 하죠. 지구를 지키기 위해 이와 같은 개인의 참여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서연 “저는 환경문제는 구조적인 문제라고 생각해요. 해결을 위해서는 구조를 구성하고 있는 주체인 개개인의 참여가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정민 “요새는 ‘나 하나 쯤은’이라는 생각이 너무 지배적인데요, 그 생각을 없애고 ‘나 하나까지’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환경 문제는 한 개인의 행동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으니까요.”

민준 “세상에 영향을 주는 단체나 집단을 구성하는게 우리 개개인이잖아요. 단체가 할 수 없는 걸 개인이 하고, 개인이 할 수 없는 걸 단체가 도우면서 변화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나경 “지구를 위한 활동이지만 사실 다 우리를 위한 활동이잖아요. 온전하게 다음 세대에 지구를 물려줘야 하는데,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게 우리 세대니까 개인의 행동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환경 로비스트에서부터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 사회에 환원하는 따뜻한 과학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꿈을 꾸고 있는 네 사람. 방법은 조금씩 다를지 몰라도, 전 지구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과 행동을 이끌어내고자 하는 열정과 의지가 느껴지는데요. 어른들에게, 또 국제환경단체인 그린피스에 전하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요?

SSP 소속 학생들이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에서 캠페인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 Greenpeace
SSP 소속 학생들이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에서 캠페인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 Greenpeace

서연 “환경문제 해결이라는 게 어른들만의 세계 같았는데, 이렇게 청소년이 참여할 기회를 주셔서 신기했어요! 학교에서 배우는 이론 밖에서, 사회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배우는 기회가 되었어요. 저희같은 청소년들의 프로젝트나 소통에 더 많은 기회를 열어주시면 좋겠어요.”

나경 “제 꿈이 이런 국제단체에서 일하는 것인데, 꿈에 가까워진 기분도 들고 환경문제에 대해서도 더 잘 알게 되었어요. 앞으로도 청소년들의 환경활동에 동기부여가 되는 단체가 되어주세요.”

정민 “교과서에서 본 단체와 이렇게 협력할 수 있어서 너무 뿌듯했어요. 이렇게 큰 영향을 가진 단체가 저희 목소리를 들어주셔서 기뻐요. 청소년들이 목소리 낼 수 있는 경로가 사실 잘 없거든요. 지방자치단체들과 협력해서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교육을 하는 등 아이들이 생활 가까이에서 참여할 수 있는 환경 자체를 마련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민준 “저희의 사례가 선례가 되어 그린피스와 더 많은 청소년들이 아름다운 활동을 이어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주한 일본 대사관 앞에서 오염수 방류 반대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시민 8만여명의 서명을 공식 전달했다.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주한 일본 대사관 앞에서 오염수 방류 반대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시민 8만여명의 서명을 공식 전달했다.

스스로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 더 나아가 모두의 건강하고 행복한 미래를 위해 망설이지 않고 행동하는 청소년들. 지구는 마음대로 쓰고 버릴 수 있는 일회용품이 아닌, 우리 모두의 소중한 집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되새깁니다. 후쿠시마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하겠다는 일본 정부의 결정은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해 철회 되어야합니다. 지금 그린피스와 함께 행동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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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시민들의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