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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학교 친구들이 다 부러워해요! 탄소 중립 실천하는 부천 신도초등학교 이야기

글: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어느 날, 부천의 한 초등학교 선생님으로부터 연락을 받았습니다. “학교에서 나눔장터를 합니다.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금은 모두 그린피스에 기부하고 싶어요.”

큰 교문을 들어서니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가득했습니다. 잠시 시간을 내어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선생님과 학생들이 자랑스럽게 ‘우리 학교’를 이야기하던 모습은 가을의 푸른 하늘만큼 맑고 선명했습니다. 부천의 탄소중립학교, 신도초등학교의 이야기입니다.

부천 신도초등학교 나눔장터 현장, 아이들은 직접 돗자리를 깔고 가져온 물품을 보기 좋게 전시했다. 수익금은 환경단체(그린피스)에 기부된다는 안내도 빼놓지 않았다. ⓒ Greenpeace / Alex Kim

아이들이 정말 적극적이네요! 이 나눔장터는 어떻게 열리게 되었나요?

[박찬우 선생님] 신도초등학교는 오래전부터 환경에 관심이 많은 학교였어요.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죠.

본격적으로 탄소중립 시범학교가 되니 더 크게 해보자는 마음이 모여서 전교생과 학부모, 인근 주민까지 함께하는 나눔장터를 열게 되었어요.

* 탄소중립 시범학교란?
환경교육의 선제적이고 모범적인 학교 모델을 구축하여 학교 구성원뿐만 아니라
일반 학교와 지역사회에 탄소중립 실천 문화를 확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학교

부천 신도초등학교장 정미순 선생님 ⓒ Greenpeace / Alex Kim

정말 대단하네요. 어떤 계기로 탄소중립 시범학교가 되기 이전부터 힘을 쓰게 되셨나요?

[정미순 교장 선생님] 우리 선생님들께서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면서 생활 밀착형 교육활동을 각 학년 교육과정마다 배치했어요. 학교 옥상에 있는 정원에 스스로 배추, 무 이런 것들을 심고 길러보게 하는 활동도 하고요. 책도 읽게끔 유도해서 다양한 방면으로 환경, 생태교육을 시도하고 있어요.

왼쪽부터 윤여준 학생과 김대윤 학생. 김대윤 학생은 나눔장터에서 산 캐릭터 모자를 쓰고 인터뷰에 참석했다. ⓒ Greenpeace / Alex Kim

학생들 반응도 궁금한데요. 이렇게 특별한 학교라면 어른이 되어서도 선명한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 우리 학생들은 학교에서 하는 활동이 어떤가요?

[대윤] 코로나로 친구들이랑 얘기도 못 해봤는데, 학교에서 이런 행사를 할 때마다 친구들이랑 이야기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아요.

[여준] 코로나 때문에 2학년 때부터 학교에 못 나왔는데요, 지금 4학년이에요. 작년까지 컴퓨터 앞에만 앉아있는 게 아쉬웠는데, 직접 친구들을 만나고 사귈 수 있어서 좋아요.

우리 학생들도 환경 문제가 심각하다는 걸 느끼나요?

[대윤] 2학년 때 배웠을 때는, 시간이 지나면 절로 나아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닌 것 같아요.

[여준] 우리 학교가 탄소중립 학교여서 더 생각해보는 것 같아요. 내가 지금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요.

신도초등학교 나눔장터에서는 다회용기로 팝콘을 담아갈 수 있다. ⓒ Greenpeace / Alex Kim

나눔장터에서 다들 각자 가져온 용기에 팝콘을 담아 다니던데, 이렇게 각자 용기에 포장하는 건 오늘 처음 해본 건가요? 너무 익숙하게 보이더라고요!

[대윤] 네! 집에서도 자주 그래요. 그냥 포장하러 갈 때도 제가 엄마한테 용기 가져가라고 하기도 해요!

[여준] 친구들끼리 자주 가는 분식집이 있는데, 원래 일회용 포장 용기를 쓰는 곳이었어요. 그런데 저희가 매일 용기를 챙겨서 다니니까 이제 일회용 용기를 안 쓰시고 다회용기에 떡볶이를 담아주세요. 일회용은 이제 안 쓰시고요.

[서윤] 학원에서 다른 학교 다니는 친구들은 상상도 못 해요. 탄소중립학교라서 나눔장터도 학교 단위로 크게 해서 좋아요.

[박찬우 선생님] 보셨다시피, 저희 플랜카드도 모두 재사용하고, 포스터는 모두 상자를 재활용해서 아이들이 직접 만듭니다. 중앙공원에 가서 재활용품을 직접 수거해오기도 하고요. 그러면서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무엇을 해야 할지 배웁니다.

질문에 답변하는 박찬우 선생님, 선생님의 진심 어린 따뜻한 열정이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전달되는 느낌이었다. ⓒ Greenpeace / Alex Kim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는 선생님의 표정이 너무 따뜻하네요. 특별히 환경 교육에 시간을 투자하시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박찬우 선생님] 기후위기 문제가 정말 심각하잖아요. 이제 더는 남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거예요.

저는 미래를 살아갈 학생들과 함께 지내잖아요. 그래서 기후위기 문제가 더 크게 다가온 것 같아요. 기후위기가 삶의 문제라는 걸 아이들이 깨닫게 하기 위해 교육과정도 모두 이론 중심보다 아이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것들로 구성하려고 많이 고민했습니다.

[정미순 교장 선생님] 로컬푸드에 대한 것도 자연스럽게 가르치기 위해 고구마를 직접 심어 기르고, 지역 농산물로 다 같이 요리도 해요. 사실 친구들하고 잘 노는 게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한테 필요한 역량이잖아요. 남을 배려하고, 소통하는 법을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초등학교의 큰 역할이죠.

신도초등학교 옥상 하늘정원. 배추와 무가 정말 크게 자라고 있었다. ⓒ Greenpeace / Alex Kim

고구마도 직접 심었다니, 나눔장터 말고 또 다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계신가요?

[정미순 교장 선생님] 아까 말씀드린 하늘정원이 있고요. 한 달에 한 번, 고기가 없는 탄소중립 식단을 제공해요. 육류를 먹으면서 배출되는 탄소의 양도 상당하잖아요. 학교 급식을 약 700명이 먹는데, 하루만큼은 전교생이 육류를 안 먹으면서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있습니다.

[박찬우 선생님] 코로나를 겪으면서 학교 안에서 일회용품 사용이 익숙해졌어요. 급식을 먹을 때마다 일회용 비닐장갑을 사용했고, 소독을 하기 위해 물티슈로 온 교실을 닦았죠.

지금 학교에서는 모두 텀블러를 들고 다니도록 하고 있어요. 또 학교 예산으로 손수건을 하나씩 사줘서 사용하고요. 학교에서 다 같이 할 수 있는 것들을 먼저 해나가면서 아이들과 같이 실천하고 있습니다.

신도초등학교 학생들이 직접 꾸민 그린피스 부스 ⓒ Greenpeace / Alex Kim

그린피스를 선택해 기부를 결심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박찬우 선생님] 첫 번째 기준은 신뢰도였어요. 제가 어렸을 때부터 많이 들었던 곳인데 아직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계시니까요. 두 번째 기준은 세계적인 단체였으면 좋겠다는 거였어요. 아이들이 그린피스라는 단체를 알고, 이 단체가 전 세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을 알면 그만큼 환경 문제가 다 같이 직면한 문제라는 걸 자연스럽게 알게 될 거니까요.

신도초등학교 이서윤 학생 ⓒ Greenpeace / Alex Kim

마지막으로, 학생들의 마지막 한마디를 들어보고 싶은데요.

[서윤] 나눔장터를 해서 기분이 좋은 것도 있지만, 그린피스라는 곳에 기부하게 되니까 친구들이 더 뿌듯해했어요. 그런 모습이 정말 좋고,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대윤] 나눔장터는 1석 3조라고 생각했어요. 친구들끼리 필요한 물건을 사고팔 수 있고요. 그러면서 친구들이랑 친해질 수도 있어요. 또, 기부하면서 좋은 일도 할 수 있어요.

[여준] 우리 학교 숙직 주무관님은 재활용해놓은 페트병의 내용물을 다 비우고 말려주세요. 주무관님이 그렇게 하시는 모습을 보고 저랑 제 친구들도 그렇게 하고 있어요. 이렇게 주위에 환경을 신경 써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자랑스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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