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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도상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멋진 재사용 & 리필 프로젝트

글: 캐롤라인 웨그너 - 그린피스 미국 글로벌 플라스틱 캠페인 코디네이터
일회용 플라스틱으로 뒤덮이기 전 우리의 삶을 기억하나요? 재사용이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전 세계 대부분 국가들은 재사용 및 리필 시스템을 이용한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 플라스틱 오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안으로 재사용을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이미 플라스틱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재사용이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재사용은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플라스틱이 새로운 것이죠. 1950년부터 2000년까지 생산된 플라스틱보다 지난 20년 동안 쏟아져 나온 플라스틱 양이 더 많습니다. 일회용 플라스틱은 역사가 짧은 발명품이지만, 탐욕스러운 기업의 부추김으로 인해 불행히도 우리 삶의 ‘기본’이 되어 버렸습니다.

네슬레, 유니레버, 코카콜라, 펩시코 같은 대형 브랜드들은 신규 시장에 진출할 때마다 그곳의 오랜 재사용 및 리필 전통을 해체했습니다. 1960년대 이후 소비주의가 부상함에 따라 석유화학 기업과 일용 소비재 브랜드들은 일회용 문화 확산을 부채질했습니다. 리필해 쓰고 재사용하던 제품을 일회용품으로 대체했죠. 한번 쓰고 버리는 플라스틱을 삶의 기본값으로 만든 겁니다.

기업은 이러한 현상을 부추겨 플라스틱 오염을 전 세계의 문제로 키워낸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리고 일회용품에서 벗어나 재사용 및 리필을 지향하는 비즈니스모델로 전환해야 합니다. 물론 우리가 그 물건을 사서 쓰는 만큼 개인의 행동도 중요하죠.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전체 시스템을 바꿔야만 합니다.

다행히도 정부나 기업은 이제 재사용과 리필 수단을 새로 고안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미 여러 개발도상국에서 우리가 참고할 만한 지속 가능한 접근 방법을 실행하고 있으니까요.

예를 들어, 인도에는 집에서 만든 도시락을 배달해주고 빈 도시락통을 수거해가는 ‘다바왈라’라는 오래된 음식 배달 시스템이 있습니다. 몇몇 시크교 사원에서는 ‘탈리’라고 부르는 재사용 금속 컵과 접시에 길거리 음식을 담아 많은 사람에게 제공하기도 하죠. 아프리카 대륙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을 금지하는 사례도 많습니다. 이는 재사용 문화 확산과 혁신적인 리필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토양이 됩니다. 중남미에서는 최근 칠레가 리필 가능한 제품을 장려하는 규제를 통과시켰고, 반환할 수 있는 병 판매를 의무화했습니다. 브라질에서도 2018년부터 코카콜라가 반납과 리필 할 수 있는 병을 성공적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일부 아시아 태평양 국가들 또한 재사용할 수 있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제로 웨이스트 운동이 성장하고 있는 필리핀에서는 소위 ‘낭비된 것 없는’이라는 뜻의 일종의 제로 웨이스트 샵인 왈라-우식(Wala-Usik) 상점이 늘었는데, 그동안 필리핀의 구멍가게 (사리-사리)에서 일회용품을 구매하는 문화를 바꿔 놓고 있습니다. 가장 많이 소비되는 사셰(일회용 샴푸 같은 소분 봉지-역자 주)를 재사용 용기에 담아 파는 거죠.

개발도상국의 지속 가능 모델은 그들의 전통적인 재사용 및 리필 시스템은 물론, 현대적 시스템을 통해 재사용 혁명을 이끌고 있습니다. 아래 내용은 혁신에 앞장선 이와 그것을 배우는 이들, 그리고 그들과 협력하는 이들이 만들어 가는 아름답고 다양성 넘치는 움직임, 또 그 뒤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케냐, 조인 더 파이프

© Join The Pipe, International Transformation Foundation

케냐 정부는 최근 르완다처럼 일부 일회용 플라스틱 금지를 선언한 국가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정치적인 의지를 보여주기 위함이었죠. 하지만 플라스틱 폐기물을 발생시키는 정도를 생각하면, 케냐를 비롯해 많은 나라들의 정치적 의지는 아직 한참 부족합니다. 깨끗한 식수를 찾기 힘든 현실은 사람들이 일회용 병에 든 생수를 마시고 버리도록 만듭니다. 이는 플라스틱 문제의 시작에 불과하죠. 각 지역의 부적절한 폐기물 관리 실태를 고려할 때, 깨끗한 식수와 인간의 기본적 필요, 기본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나라에서 플라스틱을 금지하는 것은 진정한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케냐의 조인 더 파이프는 정부와 기업, 특히 생수 산업에 관련한 기업들이 식수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또한 사람들이 지속가능한 리필 스테이션에서 재사용 가능한 병에 물을 리필할 수 있는 집합적이고 구속력 있는 약속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그것들은 더 깨끗하고 건강한 커뮤니티, 그리고 우리가 모두 살아갈 수 있는 지구를 위해 필수적이기 때문이죠. 개인들의 선의에 기댄, 단기적 이익에 집착하는 자율적 가이드라인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콜롬비아, 모타이나이 리필

© Mottainai

모타이나이는 콜롬비아의 스타트업 기업으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가정용품 및 개인 위생용품을 리필해서 쓰게 하는 것이 주요 활동입니다. 각 가정에서 일회용품을 계속 구매하는 대신, 하나의 플라스틱 용기를 여러 해에 걸쳐 쓸 수 있도록 합니다. 소비자는 필요한 중량만큼 값을 지불하고 제품을 채워가면 됩니다.

더 많은 가정에서 리필 문화에 동참한다면, 지구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매립지, 바다, 생태계로 유입될 고형 폐기물을 줄 것이기 때문에 재사용 및 리필의 활성화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콜롬비아에서 리필 모델을 가능케 해 줄 법률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규모를 키워 성공할 수 있죠. 현재의 리필 시스템은 정부 기관의 규제에서 벗어나 있어서, 기업이 채택해 더 많은 사람이 이용하기가 어렵습니다. 지역 커뮤니티를 위한 지속 가능 모델에 관한 논의와 함께 교육과 인식 개선 역시 필요합니다. 그래야 사람들이 리필의 개념을 이해하고, 리필이 지구에 어떻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가장 잘 관리된 쓰레기는 애초에 만들어지지 않은 것이라는 스페인 말이 있습니다. 모타이나이는 콜롬비아에서 청소제품, 세제 리필의 규모를 키움으로써 애초에 만들어지지 않은 잘 관리된 쓰레기를 만들어 나가고자 합니다.

 

말레이시아, 타파우웨어

© Tapauware

타파우웨어는 말레이시아의 식품 포장재 산업에서 재사용 용기와 같은 순환 경제 및 대안의 선구자가 되고자 합니다. 고객들은 평소와 같이 온라인으로 음식을 주문하고, 타파우웨어에 담긴 음식을 배송받을 수 있습니다. 식사를 즐긴 후에는 타파우웨어 반환 지점에 사용한 용기를 가져다 놓으면 됩니다.

이 비즈니스를 운영하며 가장 큰 어려움은 말레이시아 사람들의 일상적인 습관에 있습니다. 타파우웨어의 사업모델은 용기를 재사용하고 반환하려는 사람들의 노력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모델은 말레이시아에서 전에 없던 것이라, 주민들이 이 시스템을 전적으로 믿게 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대형 브랜드가 재사용 및 리필 시스템을 시행할 마음을 먹기가 어렵습니다.

그런 와중에 과적된 매립지로부터 넘쳐난 플라스틱이 일으키는 오염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말레이시아 최악의 홍수의 주요 원인일 뿐 아니라, 바다와 해양생물의 건강을 위협합니다. 그래서  타파우웨어는 환경과 인간의 안녕을 위해 재사용, 리필할 수 있는 대안적 모델을 끊임없이 모색하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오염은 긴 해안선과 생태 다양성을 지닌 말레이시아에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원천 단계에서부터 플라스틱 쓰레기를 막는 게 중요합니다. 재사용과 리필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재사용을 장려하고 일회용 플라스틱에 제재를 가하는 정부의 역할을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베트남, 글라시아

© Glassia

베트남의 글라시아는 지역에서 고품질의 식수를 재사용할 수 있는 용기에 담아 배송, 제공하고, 병을 다시 수거합니다. 이 서비스는 비용을 절감하고, 사업체들이 재사용 모델로 전환하도록 해 줍니다. 글라시아 다낭 지사의 설비는 백만 개의 병을 채울 수 있는 용량을 갖췄고, 2022년에 호치민시에 다음 설비를 세워 재사용 비즈니스 모델을 전국적으로 키울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에서는 재사용 및 리필 솔루션이 제한돼 있어서, 글라시아 같은 기업이 재사용 리필 분야에서 선구자가 될 기회가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글라시아와 같은 업스트림 스타트업은 비싼 물류비용과 기업의 제한적 참여 등과 같은 운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렇게 멋진 혁신가들은 적극적으로 순환 경제 개념을 제품과 서비스로 구현하고자 하는 노력을 멈추지 않습니다. 비록 기업은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채택을 느리게 한데도 말이죠.

베트남의 해안선은 2,000마일(약 3,219km)로, 관광과 어업 분야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큽니다. 따라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과 폐기물 오염은 우리의 경제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오염된 물이 인간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금액으로 추산하면, 매년 GDP에서 약 3.5%의 손실을 초래합니다. 글라시아는 베트남은 발전의 다음 단계에 있어서 순환 경제, 특히 재사용 및 리필 모델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남아프리카, 샵제로

© Shop Zero

순환 경제에 익숙한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더 많은 사람이 더 나은 것을 요구해야 합니다. 기업이 바뀌도록 힘을 가할 경우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거대 기업은 큰돈을 갖고 있습니다. 정화해야 할 폐기물의 흐름도 대부분 이런 기업에서 발생하죠. 따라서 재사용 리필 시스템에 도전하는 업체들은 큰 기업이 더 나은 옵션을 연구하고, 순환 경제로의 전환에 앞장서기를 기대합니다.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모두에게 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그리고 오염 문제를 인식하는 데 따른 비용은 사회적으로 낮은 계층에게 더 부담되는 경우가 많죠. 간신히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이 친환경 제품 구매를 위해 더 많은 돈을 쓰리라고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정부, 제조사, 기업이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그래야 모든 사람이 변화를 일으키는 데 참여할 수 있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샵 제로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들은 오프라인 공간을 교육에 활용해, 더욱 친환경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원하는 사람들을 서로 연결하고자 합니다. 교육에 대한 샵제로의 열망은 제품 선택에도 반영돼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이 티백에 플라스틱이 들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루스리프 차는 대화를 시작하기에 좋은 소재가 됩니다.

“불필요한 포장과 일회용 제품은 우리 사회를 지구의 안녕과 단절된 부주의한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한 번 쓰고 버리고, 다시 사는 것이 물건을 사기 전에 다시 한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쉬운 일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 대가는 무엇일까요? 우리는 지구와 그 안에 사는 우리의 미래를 대가로 지불하는 게 아닐까요?”

 

위에 소개한 사업은 그린피스와 관련된 사업은 아닙니다. 전 세계 플라스틱 폐기물 위기에 맞서는 싸움, 그리고 재사용 및 리필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는 움직임을 보여주는 예시입니다.

플라스틱 오염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지만 여전히 기업은 기존의 일회용 시스템을 유지하거나 더 발전시키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린피스는 각국 정부와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기업이 함께 협력하여 근본적인 해결 방법을 찾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린피스를 비롯한 국제 시민사회의 요구 끝에, 최초의 ‘국제 플라스틱 조약(Global Plastic Treaty)’을 만들기 위한 논의가 2022년 11월 우루과이에서 시작됩니다. 강력한 조약이 체결되어 플라스틱 없는 미래를 위한 중요한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도록 함께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