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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뢰와 미사일 경고에 맞선 초르노빌 현지 조사

글: 장마리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
그린피스는 지난 16~18일 초르노빌 접근 제한구역에서 방사선 조사를 진행하고, 오늘(20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초르노빌 조사 팀, 지뢰와 미사일 경고에 맞서다

그린피스는 지난 7월 16-18일간 진행된 초르노빌(‘체르노빌’의 우크라이나식 발음) 접근 제한구역 방사선 조사 결과를 7월 20일 국제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도 참석해 푸틴 침공과 러시아군이 초르노빌 안전 유지에 미친 피해를 호소했습니다. 그린피스 초르노빌 조사 팀은 지난 4월 “러시아군 주둔 전과 방사선량 변화 없다”고 밝힌 국제원자력기구(이하 IAEA)의 조사 결과보다 약 3배 높은 방사선 지점들을 확인했습니다. (초르노빌 조사 소개 블로그)

그러나 이 조사 결과는 약 40년 간 토양에 축적돼어 있던 플루토늄, 아메리슘, 스트론튬 등 인체 내부에서 심각한 피폭을 일으키는 물질의 위험성을 밝히기에 매우 제한적입니다. 조사 팀은 러시아군이 대량 매설한 지뢰로 인해 군사 활동으로 방사성 오염 확산이 훨씬 더 심각한 지역에 접근하지 못했습니다.

그린피스는 지뢰와 폭발물이 방치된 요새의 위험을 확인하고 러시아군 진지 중 주요 지역을 선별하기 위해 맥켄지 인텔리전스 서비스(McKenzie Intelligence Services, MIS)의 위성 조사를 의뢰했습니다. 영국 국방부 및 NATO 공인 영상분석가 과정(UKIAC)을 졸업한 전직 군사 정보 분석가들이 이번 조사에 참여했습니다. 러시아군 주둔 기간 전체의 영상 분석을 통해 러시아 군이 초르노빌 접근 제한구역에서 건설한 요새와 그 인근에서 펼친 군사 행동, 대규모 군사 장비의 이동 규모 등을 파악하여 방사선 조사 지역을 특정했습니다. 위성 분석은 러시아군이 손으로 땅을 파내 만든 4m 깊이의 참호들까지 면밀한 관찰이 가능했습니다.

초르노빌 원전 접근 제한구역 내 대규모 군사 장비 이동 흔적. © 매켄지 인텔리전스 서비스

러 군, 초르노빌 오염 지역에서 로켓 발사하고 방화

그린피스는 위성 분석을 통해 러시아군이 초르노빌 고농도 오염 지역에 참호와 요새를 구축하고 의도적으로 여러 차례 불을 내며 로켓 포까지 발사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러시아군의 행동이 어디서 촉발된 것인지, 어떤 목적인진 알 수 없지만 화재와 로켓 발사가 토양에 축적된 방사성 물질을 대기와 강을 통해 주변에 확산시켰을 것이란 점은 분명합니다. 초르노빌 접근 제한구역 의 프리비야트 강은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식수원으로 사용하는 드네프르 강과 연결되어 있어 우크라이나 정부의 지하수, 강변 조사가 시급합니다.

그러나 러시아군이 철수할 때 주요 방사선 탐지 기기와 소방 장비들을 약탈하고 파괴하여 초르노빌의 과학자, 군대, 소방관들은 오염 확산에 대해 적극적으로 관리와 통제를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나아가 러시아군이 초르노빌 접근 제한구역에 광범위하게 매설해둔 대인 지뢰 역시 추가적이고 넓은 지역에 대한 방사선 조사를 불가능하게 했습니다. 이들은 방사선 위협과 더불어 지뢰로 인해 생명을 위협받는 상황에 처한 것입니다.

이처럼 위험한 환경에서 조사를 진행하기 위해 그린피스는 자체 제작한 드론과 원거리 방사선 측정 기기를 활용했습니다. 현지 조사 팀은 러시아군 주요 진지에서 같은 곳을 조사한 IAEA의 결과보다 3배 높은 방사선 지점을 확인했습니다. (토양 샘플에서 시간당 2.5µSv/ IAEA 결과 최대 시간당 0.75µSv)

토양을 채취하는 모습. © Jeremy Sutton-Hibbert / Greenpeace

또, 같은 지점의 토양 샘플에서 최대 kg 당 45,000Bq, 최소 500Bq의 세슘을 검출했는데, 같은 샘플에서의 극적인 차이는 러시아군이 고농도 방사능 토양을 이동시킨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드론을 통해 확인한 결과, 러시아군 진지 10m 상공에서 2000 CPS (Count Per Second, 초당 감마선량)이던 방사선량은 러시아군이 주요 이동 경로로 활동한 남쪽 도로에서는 시간당 10µSv/h에 해당하는 8,000 CPS로 확인됐습니다. 러시아군의 이동이 고농도 방사선에 오염된 토양을 민간 지역으로 이동시켰을 확률이 높은 근거 입니다.

방사선을 측정하는 모습. © Jeremy Sutton-Hibbert / Greenpeace

IAEA 초르노빌 방사능 ‘안전’ 발표는 러 군 범죄 감싸는 행위

얀 반데푸타 그린피스 벨기에 수석 방사선 방호 전문가는 “러시아군의 군사 활동이 진행된 전체 지역을 조사하면 방사성 물질의 확산으로 인한 피해 정도가 더욱 심각할 것”이라며, “IAEA는 안전을 입증할 수 없는 협소한 지역에서 극히 적은 조사 샘플만 조사해 러시아군에 의한 초르노빌 피해가 없다고 전 세계에 공표했다. IAEA는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자세한 조사 없이 초르노빌이 안전하다고만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IAEA는 국제적으로 공신력 있는 기관답게 침공의 포화 속에 방사능 위협까지 직면한 우크라이나 시민들의 방사선 방호 원칙을 보호할 의무와 책임이 있습니다. 러시아군의 초르노빌 내 군사 활동이 미칠 파급 영향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그곳이 ‘안전하다’고 규정하는 것은 사실 왜곡에 더해 침공으로 군사 범죄를 일으키고 있는 러시아군을 감싸는 행위와 다름없습니다.

오염도를 측정하는 모습. © Jeremy Sutton-Hibbert / Greenpeace

가장 어려웠던 현지 조사, 초르노빌 미션

초르노빌 조사를 마친 팀원들은 기자회견 준비를 위해 시급히 수도인 키이우로 이동했습니다. 지뢰를 피해 온 수도에서는 하루에도 열 번 이상의 미사일 알람을 듣고 방공호로 대피해야 했습니다. 저희는 여전히 군사 범죄와 침공을 마다하지 않은 푸틴의 무자비한 공격성과 원전은 안전하고 방사능은 무해하다고 거짓 옹호하는 많은 세력들과 직면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수십 년간 초르노빌 고오염 지역을 조사한 팀원들도 전례 없는 난관을 헤쳐 기자회견에서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앞으로도 그린피스는 그린피스는 이번 조사로 확보한 샘플의 정밀 분석을 진행해 별도의 보고서를 발행하고 포화 속에 고통 받는 우크라이나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때론 불가능해보이고, 때론 극적이었던 이 모든 조사는 그린피스의 원전 캠페인을 지지하고 후원해주신 많은 분들의 성원 덕분에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지금, 그린피스 캠페인에 참여해주시면 그린피스는 기업과 정부의 도움 없이 독립적인 조사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지지와 참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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