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보호구역 지정, 왜 아직도 합의하지 못했을까? (feat. UN BBNJ 회의)
UN BBNJ 회의에서 해양조약을 체결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번 UN 해양생물다양성 보전 협약 4차 정부간 회의는 2020년 봄 개최 예정이었지만 COVID-19 확산으로 계속해서 연기되어 2년 후인 올해 3월, 미국 유엔 본부에서 마침내 개최되었습니다.
계속되는 회의 연기로 인해 해양보호를 위한 효과적인 법적 규제 마련이 더욱 시급해진 상황이었지만, 강력한 글로벌 해양조약 체결에 대한 정부간 합의를 결국 이루지 못했는데요.
이미 전 세계 100여개 국은 2030년까지 전 세계 바다의 최소 30%를 보호하겠다는 30X30 이니셔티브를 공식 지지하며 공해보호 의지를 밝혀왔습니다. 하지만 기후위기와 해양파괴의 심각성에 대한 인지가 부족했던 몇몇 국가와 공해에서의 어획 및 상업활동을 통해 이익을 챙기려는 일부 대표단은 글로벌 해양조약의 원활한 합의점을 찾는 데 장애물이 되었습니다.
또한, 2주라는 주어진 시간에도 불구하고, 회의 과정은 지나치게 느린 속도로 진행되어 합의점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죠.
UN BBNJ 회의에서 발견한 희망
우리 바다는 이미 빠른 속도로 훼손되고 있지만, 전 세계는 바다보호를 위한 해양조약에 합의할 기회를 계속해서 놓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기회를 놓칠 때마다 바다는 더욱 큰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번 회의에서 우리는 한줄기 희망을 발견했습니다. 글로벌 해양조약이 UN 산하 국가간 정치적 합의가 필요한 우선순위로 부상했고, 정부간 회의에서 처음으로 실효성 있는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걸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비록 아주 느린 속도로 진행되고 있지만, 매우 의미 있는 진전이기도 합니다.
또한 많은 국가들이 2022년, 올해 말까지 해양조약을 체결하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지속가능한 ‘개발’이 아닌 ‘보존’에 중점을 둔 해양보호구역 지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공해상 해양보호구역을 효과적으로 지정하고 관리할 협정을 이행하기 위해 여러 국가에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국가 관할권 이원지역의 바다인 공해는 전체 바다 면적의 61%를 차지합니다. 하지만 이 드넓은 바다를 보호할 수 있는 효과적인 법적 규제는 부재하죠. 강력한 글로벌 해양조약 체결이 무산되면서, 무분별한 어획 및 상업 활동으로 훼손되는 바다의 위기는 앞을 알 수 없게 되었습니다.
현재 공해상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구역은 약 2%에 불과합니다. 전 세계 바다보호를 위해서는 해양보호구역 확대를 포함한 효과적인 글로벌 법적 규제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올해 안에 UN 해양생물다양성 보전 협약 5차 정부간 회의를 개최해, 지난 회의에서 이뤄내지 못한 해양조약을 체결해야만 합니다.
앞으로 그린피스는 2022년 중으로 5차 회의를 개최하여 해양보호구역 안건을 포함한 효과적인 공해보호를 위한 글로벌 해양조약 체결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양보호 캠페인 활동을 계속해 나갈 예정입니다.
바다는 대기 중의 열과 탄소를 흡수하며 기후위기를 완화시키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합니다. 공해에서의 파괴적인 상업 활동으로 바다는 점점 황폐해져가고, 전 세계 해안 지역 사회는 생계와 식량 안보에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공해는 어떤 국가의 소유도 아닌 인류 공동의 자산이며, 인간을 포함한 지구 모든 생명체의 터전이므로 우리는 소중한 바다를 꼭 지켜내야 합니다.
한국을 포함한 UN 산하의 전 세계 국가에서는 해양보호를 위한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다는 것을 인식하고, 해양생물다양성 보전 협약 5차 정부간 회의(BBNJ)를 개최해 글로벌 해양조약 체결 합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극적인 의사결정을 펼쳐야 합니다. 그린피스는 여러분의 참여의 힘이 더해졌을 때, 긍정적 변화를 이루어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린피스의 해양보호 캠페인에 함께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