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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에 은퇴하는 에스페란자호, 하지만 희망의 빛은 계속된다

글: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희망’이라는 뜻을 가진 에스페란자호는 20년 넘게 환경보호를 위해 어둠 속에서 싸워왔습니다. 이제 에스페란자호는 지구의 환경보호를 위한 항해라는 자랑스러운 유산을 남기며 끝을 맺으려 합니다.

그린피스의 환경감시선 중 하나인 에스페란자호는 20년이 넘는 시간동안 극지방에서 아프리카까지 모든 해양을 누비며 수많은 해적 낚시와 포경선의 작살에 맞서 싸워왔습니다. 과학자, 언론인들과 함께 바다 위에서 벌어지는 불법 행위를 낱낱이 밝히고 획기적인 연구를 진행해오기도 했죠. 에스페란자호와 그 선원들은 우리를 대신하여, 그리고 지구를 위하여 악당들과 싸워왔습니다.

‘에스피(Espy)’라는 사랑스러운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는 에스페란자호는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세계 곳곳의 장소로 환경운동가들을 이끌어주었습니다. 최악의 환경적, 반인도적 범죄가 흔히 일어나는 외딴 지역으로 말이죠. 또한 에스페란자호는 2010년에 발생한 아이티 대지진과 2012년에 필리핀을 초토화시킨 태풍 보파(Bopah) 당시에도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이들에게 인도적 구호를 제공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그린피스의 환경감시선 중 가장 빠른 속도를 가진 에스페란자호는 체포가 어려운 환경에서도 고속 선박을 뒤쫓고 환경을 파괴하는 악당들과 맞서며 눈부신 활약을 계속해왔습니다. 또한, 에스페란자호의 내빙 기능은 극지방 탐사 도중 얼어붙은 바다와 맞닥뜨렸을 때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전 세계 수백만 시민의 지지를 받으며 탄생했던 에스페란자호는 환경을 지키기 위해, 불가능해 보이는 역경에도 맞서 싸웠습니다. 안전과 삶을 걸고 용기를 낸 사람들에게는 희망의 상징이기도 했고, 지금껏 그래왔듯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현재 에스페란자호는 긴 항해를 마치고 마지막 도착지인 스페인 히혼에 위치한 항구에 정박하였으며, 곧 은퇴를 앞두고 있습니다.

세상이 변화하듯, 그린피스의 해양보호 활동을 위한 항해의 방식 또한 변화해야 합니다. 에스페란자호는 탄소 감축을 위해 전기 구동 방식으로 운항되었지만 오랫동안 활동해온만큼 당시의 기술보다 진보된 건조방식으로 만들어진 그린피스의 타 환경감시선들에 비해서는 탄소 발자국을 좀 더 많이 남길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전문 엔지니어, 선원, 자원봉사자, 후원자들의 지속적인 노력이 있었지만 획기적인 개선은 어려웠습니다.

전 세계적인 기후 비상사태, 환경 범죄가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그린피스의 활동 또한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한 노력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에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에스페란자호의 은퇴를 결정하게 된 것입니다. 에스페란자호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지만 우리의 용감한 환경감시선이 보여주었던 도전 정신과 희망의 빛은 지구를 보호하기 위한 지속적인 싸움 속에서 영원히 살아있을 것입니다.

 

희망은 떠오른다

에스페란자호는 2000년, 그린피스에 합류하기 전까지 “에코 파이터(Echo Fighter)”라고 알려진 소방선이였습니다.

당시 선원들은 기존의 선박명에서 ‘h’를 지워 ‘Eco Fighter’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으나, 배를 친환경적으로 개조하고 정식 이름을 짓는 과정에서 온라인 투표를 실시했습니다. 아르헨티나와 여러 히스패닉 국가의 활동가들은 그린피스의 최초 선박에 스페인어 이름을 붙이는 역사적인 경험을 했고, 해양보호를 위한 그들의 열정과 당시 부흥하던 디지털 운동의 이름을 합쳐 ‘에스페란자’라는 이름이 지어졌습니다.

약 20여 년 동안 에스페란자호는 재능 있고 헌신적인 선원들과 더불어, 배를 집처럼 생각했던 용감한 활동가들, 자원봉사자들, 여러 캠페인 팀들, 그리고 에스페란자가 그린피스에 합류할 수 있도록 돕고 이름을 지어주고 모든 여정을 굳건히 지지해준 지지자들의 이야기를 담아 왔습니다.

에스페란자호가 감사를 표해야 할 사람들이 많지만, 결국 이 배의 최종 도착지가 ‘에스페란자’라는 이름이 탄생한 국가, 즉 스페인인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까지 에스페란자호를 지지해주신 모든 분들과, 가슴 속에 희망의 빛을 간직하고 있는 여러분에게 “Gracias(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전합니다.

앞으로 또 어떤 곳에서 희망의 빛이 필요할지 우리는 아직 알 수 없지만, 그 빛이 절대로 꺼지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또한 그 곳이 어디든 우리가 가야할 곳이라면 희망의 빛을 비추며 함께할 것이라 약속합니다.

우리는 ‘배는 보이는 외관보다 더 대단한 것이다’라는 말을 종종 듣곤 합니다. 배를 띄우는 사람들의 마음과 영혼이 그 배에 담겨 있다고 하는데요. 프랑스 작가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는 “만일 당신이 배를 만들고 싶다면, 사람들에게 나무를 모으거나 일을 나누어 하도록 하지 말고, 그들에게 끝없이 넓은 바다를 동경하도록 가르쳐라”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은퇴하는 에스페란자호에 박수를 보내주세요. 에스페란자호는 떠나지만, 지구와 바다를 지키기 위한 에스페란자호의 희망의 빛은 새롭게 펼쳐질 돛을 향해 바톤을 이어 나갈것입니다. 에스페란자호의 은퇴를 축하하며, 동시에 그린피스의 새로운 환경감시선인 위트니스호(Witness)에도 응원과 지지를 보내주세요. 무지개 빛 희망, 그린피스의 항해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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