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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회사가 나서야 일회용 플라스틱 문제가 해결됩니다

글: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이제 환경을 생각하지 않는 기업은 소비자로부터 외면받는 ‘필(必)환경 시대’입니다. 식품 제조사들은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량 감축’의 근본적인 해결에 바르게 접근해야 합니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기후위기와 더불어 환경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지금, 기업 경영의 화두는 단연 ‘ESG’라 할 수 있습니다.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어로, 이제 ESG는 ‘선택’이 아닌 ‘필수’ 경영 시스템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죠. 이런 분위기 속에 올해 4월, 국내 커피 브랜드 평판 1위를 차지하는 스타벅스 코리아가 2025년까지 일회용 컵 사용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는가 하면, 얼마 전 롯데마트가 ‘플라스틱 트레이 없는 김’을 출시하는 등 환경을 위한 변화를 시작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회용 플라스틱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식품 회사들이 펼치는 노력이 실제로 ‘플라스틱 사용량 감축’이라는 근본적인 해결책에 접근하고 있는지는 잘 살펴봐야 합니다. 때로는 ‘친환경’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 일시적인 홍보 효과만 얻으려고 하거나 ‘그린워싱’을 일삼는 기업도 있기 때문이죠. 그린피스는 지난 2017년부터 플라스틱 오염 문제에 있어 기업의 책임과 역할을 지속해서 강조하며, 기업의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량 공개와 구체적 감축 목표 공표를 촉구해 왔는데요. 그렇다면 ESG 열풍이 시작된 가운데서도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식품 회사가 ‘사용량’을 감축을 선뜻 선언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째,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많은 식품회사들이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대안으로 내세우기 때문입니다. ESG 경영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많은 기업이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할 방법으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확실히 검증되지 않은 생분해성 플라스틱 전환을 꼽고 있는데요. 국내 생분해성 플라스틱 시장 규모는 2010년 35만 톤에서 2020년 280만 톤으로 늘어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죠.

하지만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몇 가지 결정적인 이유 때문에 ‘불완전’한 대안일 수 밖에 없어요. 우선 대부분의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높은 온도와 일정한 습도가 6개월 가량 유지되어야 분해되는데, 자연에서는 이런 조건을 갖춘 장소를 찾기 어렵습니다. 또한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대부분 옥수수나 사탕수수 등의 농작물을 원료로 만들어지는데, 이는 우리가 먹어야 할 음식으로 플라스틱을 만드는 꼴로, 멀리 바라보면 결국 식량안보 문제와 직결되죠. 뿐만 아니라, 생분해성 플라스틱이 실제로 썩기 위해서는 사용된 뒤 ‘매립’되어야 하지만 2019년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 현황을 살펴보면 전체 생활폐기물 가운데 12.7%가 매립되었고, 2배가 넘는 25.7%가 소각됐습니다. 게다가 수도권 쓰레기매립지는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아직까지 대체 매립지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죠. 별도의 수거체계와 처리시설도 마련되지 않은 채 생분해된다는 주장만 펼친다면, 과연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진정한 대안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둘째, 일부 기업들은 ‘분리배출이 쉬운’ 플라스틱을 해결책으로 내세웁니다. 최근 일부 식품회사들이 일회용 플라스틱의 색상을 투명하게 바꾸는 등 분리배출이 간편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지만, 실제로 재활용되는 비율을 생각해보면, 이는 획기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렵습니다. 시민들의 분리수거 참여율이 높기로 유명한 한국에서도 실제로 재활용업체로 들어간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 가운데 20-30% 정도만 재활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결국 재활용되지 않은 대다수의 플라스틱 폐기물은 태워서 에너지를 만드는 에너지 회수, 소각, 매립 등의 방식으로 처리되고, 이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오염이 발생합니다.

 

셋째, 많은 기업들이 시대의 변화와 요구에 대응하지 못한 채 여전히 단기적 이윤 추구라는 시각에만 머물러 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기업들은 신이 준 선물이자 재앙이라고도 불리는 값싸고 튼튼한 플라스틱으로 수많은 제품을 생산해 왔습니다. 기업이 값싼 플라스틱을 대량 생산함에 따라 오늘날 우리는 어디서든 플라스틱과 마주하는 ‘플라스틱 시대’를 살게 되었죠. 특히 그린피스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가정용 플라스틱 쓰레기 10개 가운데 7개가 식품회사의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였을 정도로, 식품회사는 플라스틱 오염 문제에 큰 원인을 제공하고 있어요.

하지만 이제 소비자들이 달라지고 있어요.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환경에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지속가능한 친환경 소비 문화’가 확산하고 있죠. 여기에 2050 탄소 중립 사회를 이루려는 정부의 대책도 더해지고 있어요. 지난해 말, 정부는 ‘생활폐기물 탈플라스틱 대책’을 발표하면서 2025년까지 플라스틱 사용량을 20% 감축하겠다고 밝혔죠. 또 현재 종이,유리, 철에만 적용되는 재생원료 의무사용제도를 플라스틱에도 신설해, 2030년에는 재생원료 사용 비율을 30%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하는 등 탈플라스틱 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노력에 돌입했어요. 더이상은 폭발적으로 생산되는 플라스틱을 감당할 수 없는 시점에 도달했기 때문이죠.

 

체중을 감량하기 위해서는 먹는 양을 줄이고 활동량을 늘리는 게 근본 해결책이죠. 아무리 좋은 식품 보조제를 먹고 운동을 많이 한다 한들, 먹는 양을 줄이지 않으면 헛수고일 뿐이니까요. 그러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내가 얼마만큼 먹고있는지를 파악하고 감량 목표를 정한 뒤, 음식 양을 단계적으로 줄여 나가야 합니다. 플라스틱 문제도 이와 마찬가지예요. 넘쳐나는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용량’부터 줄여야 하는데, 이를 위해 가장 먼저 ‘사용량’을 정확히 파악해야 해요. 지금 얼마를 사용하고 있는지를 알아야 감축 목표를 세울 수 있으니까요.

최근 많은 식품 회사들이 이중포장, 라벨, 트레이 등 불필요한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를 없애고, 플라스틱 용기 함량을 줄이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번 하고 마는 보여주기식에 그치지 말고, 종합적이고 적극적인 플라스틱 감축 계획과 전략을 세워 실행하지 않으면 문제의 해결은 요원합니다. 기업이 앞장서 생산 → 소비→폐기로 이어지는 선형 경제 구조를 바꾸기 위해 지속가능한 포장 방법을 개발하고 재사용하거나 리필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등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그동안 일회용 플라스틱을 무분별하게 생산하고 소비하며 심각한 환경 파괴를 야기해 온 기업은, 이제 문제 해결을 위한 책임있는 행동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계속 증가하고 있는 일회용 플라스틱 문제에 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우리가 마주한 플라스틱 오염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 분명합니다. 지금, 기업의 책임있는 변화를 요구하는 캠페인에 함께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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