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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의 해외 석탄 꼼수 투자를 막아라!

인도네시아 자와 9·10호기 신규 해외 석탄 발전소

글: 장마리 그린피스 동아시아 서울사무소 기후에너지 캠페이너
전 세계 금융 기관과 기업이 탈석탄을 선언하고 재생에너지 투자를 결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 최대 공기업 '한국전력'은 해외 석탄 발전소 신규 투자를 강행하려고 합니다. 그린피스는 투자를 결정하는 한국전력 이사회가 열릴 때마다 인도네시아 자와 9·10호기 에 대한 투자는 '예견된 손실'이라는 것을 알리고 있습니다.

기후위기 가속하는 한국전력의 해외 석탄 투자

그린피스는 지난 1월 한국전력 서초 지사 건물에 호주 산불 피해 영상과 해외 석탄 투자 중단 촉구 메시지를 투사했습니다. 호주 산불이 극심한 기후변화의 결과임을 알리고, 특히 한국의 해외 석탄 발전 투자가 대형 산불, 태풍 등 기후재앙을 가속한다는 메시지도 전달했습니다. 실제 한국전력은 호주 정부의 기후변화 정책으로 어마어마한 규모의 투자 손해를 입을 처지이기도 합니다. 2010년부터 약 8000억 원 넘게 투입해 온 호주 바이롱 광산 개발 사업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생긴 막대한 손실입니다. 호주 정부가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 등 환경 피해에 우려가 있어 개발을 허가할 수 없다"고 발표한 것입니다.

5개월간 지속된 호주 산불로 지난해 전 세계가 1년 동안 배출한 이산화탄소의 1%가 발생했다는 뉴스가 이어졌습니다. 빠르게 상승한 지구 온도로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녹는 속도를 고려하면, 전 세계에서 가동되는 일부 석탄 발전소의 운영을 급속도로 멈추는 등 긴급 조치를 고려할 만한 비상 상황입니다. 이런 시기에 한국전력은 호주 광산 개발의 막대한 손실을 외면한 채, 3건의 신규 해외 석탄 발전소 투자 의지를 밝혔습니다. 베트남 붕앙 2호기, 필리핀 수알 발전소, 인도네시아 자와 9·10호기 발전소입니다.

지구를 불태우는 꼼수 투자

한국전력의 신규 해외 석탄 투자는 지구 온도 상승으로 인한 기후변화를 가속한다는 것 이외에도 여러 문제가 있습니다. 한국전력과 같은 공공 기관은 사업비가 총 500억 원을 넘을 경우 예비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하는 의무가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자와 9·10호기 발전소 사업의 총 규모는 약 3조5000억 원입니다. 이중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등 우리나라 공적 금융 기관이 2조 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상황입니다. KDB산업은행이 추가 투자할 것을 고려하면 공적 금융 투자액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됩니다. 한국전력은 지분 투자 형태로 600억 원, 주주 대여금에 대한 채무 보증의 형태로 2500억 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을 알린 상황입니다.

그런데 한국전력은 정확한 예비 타당성 조사를 피하기 위해 600억 원 투자 계획을 500억 원 이하로 낮추는 꼼수를 시도했습니다. 자와 9·10호기 석탄 발전소 예비 타당성 조사를 주관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한국전력이 사업비를 과소 계상해 사업을 계속할 경우 총 투자비가 증가해 약 883만 달러(약 102억 원)의 손실을 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사업 손실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그레이 존' 사업이라는 뜻입니다. 그러자 한전은 지분 투자액을 500억 원에서 480억 원으로 축소 변경하고, 예비 타당성 조사를 받지 않고 사업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이에 그린피스와 국내 환경 단체들이 지난달 12일 635여 명의 청구인과 함께 기획재정부와 한국전력에 대한 감사원의 공익 감사를 촉구했습니다.

재무 비상 상황에 계속되는 손실 투자

한국전력 이사회는 지난 1월 10일 베트남 붕앙 2호기 석탄 발전소 투자 참여를 결정했습니다. 붕앙 2호기 석탄 발전소는 싱가포르, 영국, 홍콩 등 투자하려던 글로벌 은행이 경제성 저하로 최근 투자 철회한 사업입니다. 2020년 베트남의 재생에너지 단가가 석탄보다 저렴해진다는 경제계의 예측도 한 몫을 차지했습니다. 총 사업 규모 2조4000억 원 중 한국전력 투자 금액이 약 2200억 원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홍콩 중화전력공사가(CLP) 투자 철회한 지분의 40%에 해당하는 금액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불과 일주일 전, 미국 은행도 투자 의사 철회를 밝혔습니다. 게다가 붕앙 2호기는 2007년부터 추진됐지만 환경 비용 증가와 오염 우려로 12년째 지연된 사업이기도 합니다. KDI는 해외 상업은행들이 금융 지원을 거두면, 해당 자금 공백을 한국전력이 충당하게 돼 있어 손실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고도 지적했습니다.

한국전력은 그야말로 재무 비상 상황에 부딪혔습니다. '2019년 재무 위기 비상 경영 추진 계획'에서 2019년 영업 손실 2조4000억 원, 당기 순손실 1조90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이는 해외 투자 기업이 한국전력을 투자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이어집니다. 2017년 3월, 1107조 원의 기금을 운용하는 세계 2위 연기금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올해 2월 네덜란드 연기금이 약 790억 원에 달하는 한국전력 지분을 매각했습니다. 탄소 배출 감축 노력에 진전이 없었다는 이유입니다. 전 세계 글로벌 투자 기관들이 기후변화 대응 원칙을 빠르게 도입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한국전력이 해외 석탄 발전소 투자를 지속하면,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고 손실을 키우는 결과로 직결될 것입니다.

자와 9·10호기 투자 불명예, 한국전력 이사회 손에 달렸다

한국전력은 꼼수 예타 조사가 언론에서 회자되자 1월 예정했던 이사회 의결을 미뤘습니다. 그린피스와 국내 단체들의 공익 감사 청구 등이 이어지자 2월 이사회 의결도 연기했습니다. 그린피스는 1월 호주 산불 레이저 액션에 이어, 2월에도 한국전력 서초 지사 건물에 이사회를 향한 메시지를 투사했습니다. 그리고 예정된 이사회 당일 신문 지면 광고를 게재해 공개적인 투자 의결 중단 요구했습니다.

그린피스는 한국전력 이사진의 자와 9·10호기 투자 의결을 막기 위해 비상임 이사회 총 8인의 얼굴과 메시지를 한국전력 건물에 투사하고 SNS 게재 후 시민의 참여를 도모하는 온라인 캠페인을 진행했다.

"한국 시민 여러분, 한국의 인도네시아 석탄 발전소 투자를 막아 주세요"

그린피스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보고서 <이중기준, Deadly Double Standard>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자와 9·10호기를 평균 수명인 30년간 가동하는 경우, 초미세먼지(PM2.5), 이산화질소(NO2), 이산화황(SO2) 등의 대기 오염 물질로 최대 7,300명의 조기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자와 9·10호기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지역에는 이미 여덟 기의 석탄 발전소가 들어서 있습니다. 이들은 자카르타에서 100km 이내에 있는 석탄 발전소 22기 중 약 40%에 해당하며,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석탄 발전소들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주민들이 발전소 투자에 참여하는 한국 공적 금융 기관들을 상대로 건설 가처분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습니다. 그런데 판결 요지가 인상 깊습니다. 인도네시아 주민들이 '깨끗한 공기를 호흡할 권리'를 인정할 명문의 법률 규정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린피스는 지난해 4월 자와 9·10호기가 건설될 지역의 피해 주민들을 만났습니다. 이들은 간곡하게 요청했습니다. 지역 주민의 삶의 터전을 파괴하는 한국 정부의 석탄 발전소를 투자를 막아달라고 말입니다. 한국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미세먼지를 공적 금융을 통해 해외에 수출하는 이 이중적인 행위를 막아야 합니다. 이제 석탄의 시대는 끝났습니다. 한국전력 이사진들에게 고합니다. 불난 지구에 기름 붓는 이 위험한 투자를 멈추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는 불명예스러운 결과가 당신들의 이름과 함께 남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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