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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해양
5분

바닷속 특별한 지느러미

글: 상어과학자 알렉스 헌(Alex Hearn)
에콰도르 샌프란시스코드퀴토 대학의 해양생물학 교수이며, 갈라파고스 고래상어 보호 및 미그라마르의 공동 창립자인 알렉스 헌의 글입니다.

해양 생물학자로서 겪은 아주 특별한 경험 중 하나는 2003년 갈라파고스 제도 울프아일랜드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당시 우리는 바닷가재를 추적하고 있었습니다. 작업은 밤에 진행됐기 때문에, 나는 점심을 먹고 낮잠을 자곤 했어요. 하루는 잠옷을 입고 잠들어 있는데 누군가 내게 달려와 배 아래 고래상어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나는 그게 농담일 거라고 생각하고 무시했습니다. 하지만 말하는 사람의 표정은 진지했고, 갑판으로 나가보니 진짜 고래상어가 있었습니다. 신이 난 나는 바로 바다에 뛰어들었습니다. 선원들이 내게 다이빙 마스크를 던져줬고, 나는 잠옷을 입은 채로 45분 동안 어린 고래상어와 함께 수영을 했죠. 나는 그 고래상어가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지 곰곰이 생각해 봤습니다. 나중에 알게된 것인데 갈라파고스에는 고래상어가 꽤 희귀했습니다. 그곳의 고래상어는 대부분 암컷 성체인데, 그 이유는 아직 모릅니다.

나는 늘 자연에 매료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새가 좋아 조류학자가 되고 싶었어요. 열여섯 살 무렵 스페인 북부로 수학여행을 가기 전까지는 내가 해양 과학자가 될 거라 전혀 생각하지 못했죠. 우리는 일주일 동안 갈리시아 해변과 배 위에서 과학 공부를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 경험은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놨죠. 2001년 해양과학으로 박사학위를 딴 뒤 나는 갈라파고스로 왔고, 이후 이곳에서 연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2024년에는 그린피스의 갈라파고스 탐사대에 합류했습니다. 아틱선라이즈호를 타고 갈라파고스 해양보호구역 주변 바다에 서식하는 다양한 어류와 대형 해양생물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활동이었죠. 바다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취약합니다. 바다의 변화를 관측하고 보전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기준선이 필요하죠.

이번 탐사의 주요 목표는 갈라파고스 해양보호구역 주변의 상어를 추적하고, 상어가 보호구역 안에 얼마나 머무는지, 그리고 바깥으로 얼마나 이동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이 수역에는 멸종위기종이거나, 심각한 위험에 처한 회유성 상어가 몇 종 있습니다. 이들은 코코스 릿지라고 불리는 수로를 따라 갈라파고스 제도와 코코스 섬 사이를 이동합니다.

상어들은 남획, 포획, 선박 충돌과 같은 인간의 활동으로부터 직접적인 영향을 받습니다. 우리가 막을 수 있는 일들이죠. 영향을 받는 종의 개체수, 서식지, 이동경로 등을 연구함으로써, 우리는 이들 상어를 보호하기 위한 수역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역사적인 글로벌 해양조약은 보호구역을 설정하기 위해 꼭 필요한 도구입니다. 하지만 먼저 각국이 이 조약을 비준해야 합니다. 최소 60개 정부가 이 조약을 자국의 법제도 안으로 받아들여야, 조약은 발효될 수 있습니다.

2030년까지 전 세계 바다의 30%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기 위해서는, 각국 정치 지도자들이 조약 비준에 우선순위를 둬야 합니다.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지도자는 늘 바뀝니다. 하지만 이 조약을 비준한 정치인은 다음 세대에 큰 유산을 남긴 지도자로 기록될 겁니다.

바다는 경이로는 생명체의 보금자리일 뿐 아니라, 기후를 조절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합니다. 푸른 바다가 없다면 녹색 지구는 불가능합니다. 공해는 전 세계 바다 면적의 60% 이상을 차지하며, 우리가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 우리의 일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해양학자들은 갈라파고스의 바다가 영국의 기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열을 운반하는 해류 시스템 덕분이죠.

우리가 사는 지구는 차갑고 광활한 빈 공간에 떠 있는 작고 푸른 행성입니다. 바다가 없었다면, 지구의 생명도 없었을 겁니다. 우리가 바다를 보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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